군대에서 화이자 코로나 백신을 맞은 뒤 희소병에 걸려 조기전역하게 된 20세 장병이 정부의 도움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25일 육군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강원도 육군 11사단에 배치된 김상욱 일병은 6월초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자가면역성 뇌염에 걸렸다.

올해 1월 입대해 강원도의 육군 11사단에 배치됐던 김성욱 일병이 지난 6월 초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자가면역성 뇌염에 걸려 투병해오다 이번 주 조기 전역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육군본부 등이 25일 밝혔다. /연합뉴스

자가면역성 뇌염은 세균, 박테리아 등을 방어해야 하는 면역세포가 뇌를 공격해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기억 소실, 뇌전증 발작, 이상행동, 의식 저하 등 증상을 나타내며 치료는 최소 2~3년에서 평생 지속될 수 있다.

접종 당시 김 일병의 몸 상태는 온전치 못한 상태였다고 한다. 입대 전 교통사고를 당한 김 일병은 발목에 박아둔 철심 2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1개만 정상적으로 제거되고 나머지 1개는 수술 과정에서 쇠 윗부분이 부러져 뼛속에 그대로 남게 됐다. 그로 인해 통증이 심해져 척추신경 수술까지 받았다.

김씨는 몇 달 전까지 매일 한 번씩 1분 정도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를 반복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았다. 이후 몸 상태가 많이 호전됐지만, 이달에만 벌써 3번이나 쓰러졌다고 한다.

국군수도병원은 지난 9월 김 일병이 심신장애 진단을 받아 군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육군본부는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있으며, 전역이 결정되면 김 일병은 다음달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간다.

문제는 군에서 김 일병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안을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육군본부, 국군의무사령부, 국군수도병원 등은 김 일병의 전역 후 치료 등 보상대책과 관련해 서로 협의된 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일병은 연합뉴스를 통해 “지금 다 포기하고 싶고 그만 살고 싶다. 진짜 힘들다. 제대하더라도 직장에 취직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일을 못하게 되면 병원비도 어떻게 마련할지 막막하다”며 “보상금 이런 거는 다 필요 없고 보훈대상자만 됐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군에서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더니 아무런 조치도 없이 전역시킨다. 믿음이 안 생긴다”면서 “어제도 부모님이 울면서 건강하게 살자고 말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약한 모습 보여드리기 싫어 눈물을 참았다. 이제 20살인데 내 상황이 너무 슬프다”고 했다.

국군의무사령부 관계자는 김 일병이 전역하더라도 규정에 따라 6개월 동안 현역처럼 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후 보상 심의와 보훈 대상 신청 등은 육군본부에서 심의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