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효성이 지난 25일 여성가족부 유튜브에 출연해 '데이트폭력 근절'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유튜브

가수 전효성의 데이트폭력 소신 발언을 두고 남성 중심 커뮤니티 회원들 사이에서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여성가족부 유튜브 채널에는 ‘희망그린 캠페인, 데이트 폭력을 관대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사라지길 바라는 전효성’이란 제목의 3분짜리 영상이 지난 25일 올라왔다. 희망그린 캠페인은 연예인들이 젠더폭력 근절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이다.

이 영상에서 전효성은 “데이트폭력은 범죄인지 사랑인지 경계가 애매한 문제”라며 “많은 분들이 아직도 헷갈려 하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데이트폭력에) 관대한 분위기 때문에 자칫하면 범죄의 이유를 피해자한테 찾을 수 있다”며 “범죄는 가해자의 잘못인데 ‘그 범죄가 일어난 이유는 너 때문이야’라는 불필요한 시선까지 (피해자가) 받게 된다. 관대한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데이트 폭력에서 살인으로 이어진 경우가 227건이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경찰에 접수된 데이트폭력 신고는 총 8만1056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부분은 다음 장면이다. 전효성은 “어두워진 후 집에 들어갈 때마다 ‘내가 오늘도 안전하게 살아서 잘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집에 잘 들어갔냐는 안부 인사를 우린 당연하게 언급한다”고 했다. 영상 말미에 전효성은 “자유가 있는 안전한 일상을 그린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남성 중심 커뮤니티 회원들은 전효성의 이 같은 발언이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주장한다. 대한민국 치안 수준은 높은 것으로 유명한데 과도하게 공포심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본가가 멕시코, 남아공쯤 되느냐”며 비꼬았다.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본다” “살아 돌아갈 걱정을 한다는 것은 매일 살해 위협을 느낀다는 것이냐” “경각심을 갖는 것과 공포를 부추기는 것은 다르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전효성을 향한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는 네티즌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은 “대본일 텐데 비난이 과하다” “밤길이 무섭다고 말하는 게 무엇이 문제냐” 등의 의견을 냈다. 한 네티즌은 “폭력이 나쁘다고 한 게 잘못된 것인가. 여성가족부 채널이라는 이유만으로 반발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연예인을 등장시키는 캠페인보다 실질적인 제도를 만드는 게 도움이 될 것” “영상의 목적이 뭔지 모르겠다 갈등을 더 조장하는 것 같다” 등 여성가족부를 향한 비판도 나왔다.

이는 사회를 바라보는 인식에 성별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성가족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1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보면 남성의 사회 안전 인식은 36.0%로, 여성(27.6%)보다 8.4%p 높았다. 여성의 사회 안전 인식은 10년 전에 비해 18.4%p 상승한 수치다. 특히 ‘범죄 안전’에 대한 사회안전 인식의 경우 성별 차이가 10.5%p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남성의 32.1%가 범죄에 대해 안전하다고 느꼈지만 여성은 21.6%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