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기간만 되면 이혼 변호사 사무실 주변은 긴장감이 감돈다. 이때 고객수가 폭증하기 때문이다. 최유나 이혼전문 변호사는 “확실히 명절 직후에는 (이혼 상담이)굉장히 늘어나 명절 직전부터 저희는 대기하면서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설 직후인 2~3월, 추석 직후인 10~11월 이혼 건수가 그 전달보다 평균 10%정도 늘어난다고 한다. 최 변호사는 15일 KBS 유튜브 ‘KBS NEWS D-LIVE’에서 “제가 느끼기에 상담 오시는 분들은 10%가 아니라 2~3배까지 많이 오시는 거 같다”고 했다.
물론 이혼 상담을 받는다고, 바로 이혼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최 변호사는 “사실 준비를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배우자와 마음을 정리하고 또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어떻게 정리를 할지, 나한테 어떤 게 이득이고 어떤 게 좀 불리한지 이런 것들을 좀 미리 알아보러 많이 오신다”고 했다.
명절에 이혼을 결심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가사 분담’ 문제라고 한다. 최 변호사는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모이고, 같이 음식을 해 먹고 차례상을 차려서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가사 분담이 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부모 세대분들은 그걸 당연하게 여기면서 지내오셨지만 젊은 분들은 그걸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가치관이 너무 충돌하다 보니까 싸움이 번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두 번째는 ‘경제적인 이유’다. 그는 “명절이라는 게 사실 경제적인 부담을 어느 정도 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서로에게 뭐 용돈을 드린다거나 선물을 드린다거나 이런 것들이 사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괜찮은데 평소에 정말 빠듯하게 살다가 명절이라고 좀 큰 지출이 나가게 되면 가계의 어떤 지출 계획이 다 무너지고 그러다 보니까 서로에게 좀 원인을 돌리면서 탓하면서 싸움으로 번지는 것 같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명절 기간 동안 부모 등 가족 보다는 배우자를 이해해 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라고 조언했다. 그는 “상대방 부모한테 어떤 상처를 받아 배우자한테 그걸 이야기했는데 ‘우리 부모는 틀린 말 하지 않았다, 네가 문제다’ 이런식으로 부모 편에 서서 배우자를 공격하면 굉장히 사이가 나빠지고 멀어진다”고 했다.
이어 “명절 직후에는 서로 ‘그래 네가 속상했을 수 있었겠다’ 그냥 이 정도 공감이면 서로에게 충분한 것 같다”며 “말을 좀 예쁘게 하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 말 한마디가 정말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