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조상호 전 부대변인이 지난 7일 방송 패널로 출연해 천안함 관련 발언을 했다. /채널A

천안함 최원일 전 함장을 향해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수장(水葬)시켰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9일 페이스북에 “천안함 유가족과 피해 장병께는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최 전 함장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어 ‘반쪽 사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천안함 생존장병은 조 전 부대변인 글에 직접 댓글을 달고 “마지못해 하는 사과는 필요 없다”고 했다.

조 전 부대변인은 이날 “제 주변 분들의 애정어린 권고가 있었다”며 “제 표현 중 혹여 순국한 46 용사의 유가족, 특히 아직도 시신조차 거두지 못한 6인의 유가족과 피해 장병들에게 고통스런 기억을 떠올리게 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 깊게 받아드린다(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처로(를) 떠올리신 유가족과 피해 장병께는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다시 한 번 46 용사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조상호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9일 올린 사과문. /페이스북

이에 대해 천안함 생존장병 안재근씨는 댓글을 달고 “사태가 심각해지니 마지 못해 주변 권고로 그것도 SNS에 글로 하시는 사과는 필요 없다”고 했다.

안씨는 “수장, 함장 책임 등에 대한 생각에는 변화가 없으실 텐데 천안함 폭침 원인은 북한의 기습 어뢰 공격이었다고 표명하시고 함장님께, 유가족분들께, 생존 장병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세요”라고 했다.

안씨는 또 “내뱉으신 막말에 책임지시기 바란다”며 “외상후 스트레스로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는 장병들, 유족들, 고인을 욕되게 하셔 놓고 이정도로 마무리 하려 하시네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천안함 생존장병 안재근씨가 조상호 전 민주당 부대변인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다. /페이스북

조 전 부대변인은 지난 7일 한 방송에서 천안함 희생자들 처우와 관련, “최원일 함장이라는 예비역 대령, 그분도 승진했다”며 “그분은 그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그때 당시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시켜놓고, 그 이후에 제대로 된 책임이 없었다”고 했다.

발언 파문이 커졌지만 조 전 부대변인은 당일 밤 페이스북에 “도대체 뭐가 막말이냐”며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몰라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는 군사 격언이 있다”고 했다. 또 “함장 지휘관이 폭침으로 침몰되는데도 뭐에 당했는지도 알지 못했다”며 “결국 46명의 젊은 목숨을 잃었다. 근데 함장이 책임이 없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9일 항의 방문한 최 전 함장과 유가족을 만나 “당대표로서 죄송하다. 조 전 부대변인의 잘못된 언어 사용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고용진 당 수석대변인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함장이 수장시켰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은 사과해야 한다고 (조 전 대변인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