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마스크로 인한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정부와 환경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다(多)회용 마스크’ 사용을 꼽는다. 방역과 환경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선, 세탁이 가능한 면마스크에 필터를 갈아 끼워서 쓰는 것이 다소 불편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란 얘기다.

환경부 오종훈 생활폐기물과장은 “방역 상황을 고려해, 확진자 수준이 낮을 경우 면마스크에 필터를 덧붙인 방식으로 마스크 착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는 감염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라 다회용 면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장하기보다는 일회용 마스크와 면마스크 사용을 모두 권장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이에 동의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연구소장은 “환경부에서 방역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다회용 마스크 생산 기준을 정하고, 생산 업체에서 그에 맞춰 마스크 만들면 된다”며 “소비자들 역시 이를 요구하는 운동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외국 어느 나라를 봐도 우리처럼 방역용 마스크에 목 매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면서도 “일회용 마스크가 이미 과잉 생산되고 있고, 국민들이 일회용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진 상황이라 당장 면마스크를 비롯한 다회용 마스크 적극 사용을 권장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면마스크는 바이러스를 거를만큼 촘촘하지 않아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바이러스를 막을 순 없고, 본인이 감염됐을 때 외부로 비말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며 “필터를 덧댄다면 일회용 마스크만큼의 방역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면마스크를 자주 빨면서 필터를 교체하는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