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27일 전남 목포시 죽교동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국가어업지도선 전용부두에 도착했다.구명조끼를 입은 선원들이 정박작업을 하고있다./김영근 기자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원 A(47)씨가 탑승했던 어업지도선이 예정보다 이틀 늦은 27일 전남 목포로 돌아온 가운데, 이 배에 비치된 구명조끼 개수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실종됐기 때문에 관리하는 구명조끼가 한 개 부족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9월 27일 피격공무원 어업관리선 무궁화10호가 목포항에 입항하고 있다.

이날 해양수산부와 서해어업관리단에 따르면, A씨가 지난 17일 합류해 탑승한 무궁화 10호 물품 대장에 등재된 구명조끼 개수는 29개였다. 서해어업관리단은 “무궁화 10호에 비치하는 구명조끼는 승선 정원(24명)의 120%로 29개”라며 “물품 대장상 29개는 그대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A씨를 포함해 무궁화 10호에 실제 탑승한 인원은 16명이었다.

하지만 전체 구명조끼 개수는 확인을 못 한다고 해수부는 밝혔다. 비상시 구명조끼와 그전에 보급된 낡은 구명조끼 등은 따로 관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구명조끼까지 포함하면 무궁화 10호에 보관하던 것은 훨씬 많아진다. A씨가 관리하지 않는 구명조끼를 입고 실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A씨의 형은 “구명조끼를 입고 월북했다고 하는데 평상시 입어야 하는 것으로 구명조끼는 월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해경은 “A씨가 입은 구명조끼는 보급품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A씨가 따로 개인 구명조끼를 미리 준비한 것인지, 아니면 비관리 구명조끼 중 하나를 골라 입은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구명조끼를 둘러싼 미스터리는 또 있다. A씨는 장시간 물에 노출된 채 북한군의 총탄 10여발을 맞고 불에 태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명조끼를 입은 A씨의 시신이 바다 어딘가로 사라졌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해양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서해어업관리단 8급 공무원 A씨는 지난 14일 499t급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일등항해사로 인사 발령을 받았다. 그전에는 다른 어업지도선에서 3년간 일했다. 무궁화 10호는 승선원 15명을 태우고 지난 16일 목포 국가어업지도선 전용 부두에서 출항해 10일간 일정으로 연평도 일원에서 꽃게잡이 어선을 상대로 지도 업무에 나섰다. 이씨는 출항 때 무궁화 10호에 탑승하지 못해 다음날 뒤늦게 합류했다. 25일 귀항 예정이던 이 배는 이틀 늦게 목포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