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 대리운전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얻어 일을 하는 사람(플랫폼 종사자)의 실질소득이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과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가 음식 배달(200명), 대리운전(200명), 택시 운전(100명), 가사(100명) 등 업무에 종사하는 플랫폼 종사자 600명을 지난해 9월 조사한 결과, 이들의 월평균 수입은 거리 두기가 해제되기 전인 2021년 10~12월 기준 299만5000원이었으나, 거리 두기 해제 이후인 지난해 6~8월에는 344만2000원으로 44만7000원(14.9%) 늘었다.

그러나 플랫폼 종사자들이 일을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해, 이들의 실질적인 수입은 오히려 감소했다. 월평균 비용은 2021년에는 68만8000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15만6000원으로 46만8000원(68.0%) 늘었다. 유류비와 식비가 각각 89.7%, 81.4% 증가하고, 플랫폼 종사와 관련한 각종 대출금의 상환금이 43.6% 늘어난 탓이었다. 그 결과, 플랫폼 종사자들의 실질적인 수입은 2021년 230만6000원에서 지난해 216만7000원으로 13만9000원(6.0%) 줄었다. 비용을 감안한 실질적인 시급은 4개 직종이 법정 최저 시급(지난해 9620원)에 가깝거나 이보다 낮았다. 음식 배달업은 1만1000원, 대리 운전은 1만원 정도였고, 가사와 택시 운전의 시급은 각각 8700원과 8100원이었다.

연구원은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플랫폼 노동을 하기 위한 비용이 증가하고 실질 수입은 감소했다”며 “플랫폼 노동이 (일한 건수에 따라 대가를 받는) ‘개수 노동’인 특성을 감안할 때, (종사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봤다. 플랫폼 종사자들이 업계를 떠나지 않고 남아 있는 경우, 예전보다 줄어든 벌이를 만회하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늘리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10~11월 플랫폼 종사자 5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48.0%가 사회적 거리 두기 전인 2021년에 비해 수입이 줄었다고 답했다. 수입 감소는 배달·배송·운전 직종에서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