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에 환경미화원이 됐다는 한 네티즌이 쓴 1년 차 연봉, 직업 만족도, 근무 후기 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태풍이 온 다음날 동료와 수해 쓰레기를 치우는 작성자/보배드림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했다는 네티즌의 글이 올라왔다. 1980년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작성자는 평생 운동만 하다 친구의 추천으로 환경미화원을 1년간 준비해 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1년간 근무하면서 느낀 점은 개인 성향에 따라 쉬운 일이 될 수도 있고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작성자는 “항상 새벽 4시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시민들이 출근하기 전 깨끗한 인도와 도로를 만들기 위해 새벽 근무는 한시도 쉬지 않고 일만 하는 시간대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가장 일하기 힘든 시기는 5월부터다. 작성자는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많은 시민들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그들이 나와서 소비하는 모든 것들의 껍데기들은 쓰레기가 돼 도로를 덮어 버린다. 저희 지자체에서 나오는 하루 쓰레기양이 어느 정도인지 아시면 아마 다들 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성자는 “이 일을 하면서 인간과 쓰레기의 상관 관계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인간의 생활과 쓰레기의 양은 비례한다는 결론이 나오더라”며 “인간은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소비하고 나면 남은 껍데기를 버리게 되기에 그게 마지막에는 쓰레기가 되어 나온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봄과 여름을 거치면 낙엽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작성자는 “저는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은행잎이나 낙엽이 떨어진 거리를 아름답게 봤는데, 이 일을 하면서 낙엽은 어느새 저한테 치워야 할 쓰레기로 밖에 보이지 않게 됐다. 그밖에 태풍이 오거나 홍수 때, 나오는 쓰레기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작성자는 주 6일을 근무하고, 특수한 경우에는 일요일도 근무한다고 밝혔다. 하루에 걷는 양은 보통 2만보 이상이며, 하루에 소모하는 칼로리는 900~1000kcal다. 작성자는 “요즘 환경공무직 같은 경우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저희 지역구만 해도 대부분이 30~40대이며, 올해는 20대도 두 명이 채용될 정도로 젊은 사람들로 채용을 많이 한다”라고 말했다.

환경미화원으로서 직업 만족도는 100%다. 그는 “일의 힘든 점은 둘째치고 그 보상으로 들어오는 급여는 상당히 만족감을 주는 부분이다. 1년차지만 군경력을 포함해 저는 4호봉인데 연봉 5000만원은 가볍게 넘어간다. 그밖에 복지 포인트, 상여금, 성과금, 연차수당 등 따로 들어오니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저희 환경공무직은 단순히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버리는 직업이 아닌 시민들이 항상 깨끗한 인도를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한다”며 “앞으로 짧게는 20년 길게는 몇 년 뒤 정년이 될 때까지 이 일을 하게 되겠지만, 쓰레기로 뒤덮인 거리를 청소하고 뒤돌아보면 깨끗해진 거리에 만족감을 느끼며 오늘도 빗자루질을 하고 간다”고 말했다.

작성자의 글은 본 네티즌들은 “연봉까지 알려주니 새롭다”, “고생 많으시다. 깨끗한 환경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힘든 만큼 든든한 복지와 급여를 받으시다니 다행이다”, “진정 공직에 적합한 인재다”, “연봉과 수당을 보니 젊은 사람들이 많이 지원할 것 같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환경미화원은 필기시험 없이 1차 서류전형, 2차 체력평가, 3차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별도의 자격증은 필요하지 않다. 환경미화원은 연봉계약의 환경공무직이다.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 연봉은 지자체별로 조금씩 다르다. 군필자의 경우 3호봉이 추가되는 곳도 있다.

별도의 자격증이 필요 없고, 취업난이 계속되자 정년이 보장되는 환경미화원의 경쟁률은 높아지는 추세다. 2020년 울산 동구청 환경미화원 신규 채용 경쟁률은 59대1이었다. 절반 이상이 전문대학 졸업 이상 학력자였다. 지난해 5월 구미 경쟁률은 52대1이었다. 대부분 지자체 경쟁률은 20대1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