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7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개막한 '제39회 대구베이비&키즈페어(대구베키)'의 부대행사로 열린 생후 12개월 이하 아기들의 경주 '컴 온 베이비(come on baby)' 이벤트에 출전한 아기들이 아빠·엄마의 손짓을 바라보며 결승선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뉴스1

저출생·고령화로 1인·1세대(부부 등) 가구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자녀를 가지고 싶다”고 희망하는 사람은 전 세대에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을 희망은 하지만 여건상 이유로 낳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성가족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3년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3년 단위 법정 조사로 작년에 시행돼 총 1만2044가구가 설문에 참여했다.

◇“자녀 가질 계획 있다”는 사람 늘어

한국의 작년 출산율은 0.72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 1.49명(2022년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그런데 출산을 희망하는 이가 3년 전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녀를 (더) 가질 계획’에 대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0세 미만이 15.7%로 3년 전인 2020년(8.9%) 대비 6.8%포인트 늘었다.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19%로 2020년(32.5%) 대비 많이 감소했다. 나머지는 ‘아직 생각해본 적 없음’에 답했다.

30대에서도 자녀 계획이 ‘있다’는 사람이 27.6%로 2020년(18.2%) 대비 9.4%포인트 크게 늘었다. 반면 ‘없다’는 사람은 44.4%로 2020년(54.7%) 대비 10.3%포인트 줄었다. 40대에서도 자녀 계획이 ‘있다’는 사람이 5.2%로 2020년(4.1%) 대비 늘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저출생·고령화로 1인·1세대 가구 꾸준히 증가

그러나 현실은 저출생·고령화로 1인·1세대 가구는 증가하고, 2세대 가구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1인 가구는 33.6%로 2020년(30.4%) 대비 3.2% 포인트 늘어났다. 자녀 없이 부부만 사는 형태 등을 뜻하는 1세대 가구도 25.1%로 2020년(22.8%) 대비 늘었다. 반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2세대 가구는 39.6%로 2020년(43.2%) 대비 감소했다.

자신이 1인 가구라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이 62.3%로 남성(37.7%) 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27.1%), 60대(25.7%), 50대(13.6%) 순이다.

1인 가구는 ‘균형잡힌 식사를 하기 어렵다’(42.6%)를 생활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그다음으로는 ‘아프거나 위급할 때 혼자 대처가 어렵다’(37.6%), ‘가사활동이 어렵다’(25.6%),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돼 외롭다’(23.3%) 순이었다.

◇부부 10쌍 중 7쌍은 금실 좋아… 비결은 대화?

부부 10쌍 중 7쌍은 금실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부관계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66.2%로 2020년(57%) 대비 9.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 2020년(10.6%) 대비 6.6%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9.8%로 2020년(34.9%) 대비 줄었다.

부부간 대화가 늘어났다. 배우자와의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은 작년과 2020년을 비교하면, ‘30분~1시간 미만’(31.5% -> 35.4%), ‘1시간~2시간 미만’(23.2% -> 31.4%) 등 증가 추세였다. 반면 ‘30분 미만’(25.2% -> 16.6%) ‘전혀 하지 않음’(1.8%->0.5%)은 감소했다. 2시간 이상(18.3% -> 16.1%) 장시간 대화한다는 비율은 다소 감소했다.

◇2명 중 1명 “독신으로 사는 것도 괜찮아”

지난 3년간 결혼 제도에 대한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다.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에 동의한다’는 항목에 47.4%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2020년(34%) 대비 13.4%가 늘었다. ‘결혼하지 않고 남녀가 함께 사는 것에 동의한다’는 응답도 39.1%로 2020년(26%) 대비 13.1% 늘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는 항목에는 34.6%가 ‘동의’한다고 답해 2020년(28.3%) 대비 늘었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에 동의한다’는 항목에는 22.1%가 동의해 2020년(15.4%) 대비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