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고등학생 중 3%는 사이버 도박 중독으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이버 도박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 중 40%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에도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러스트=이철원

여성가족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초등학교 4학년(39만9129명)과 중학교 1학년(43만9655명), 고등학교 1학년(43만8005명) 등 청소년 127만678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중∙고생 88만 명 중 사이버 도박 ‘위험군’으로 분류된 청소년은 2만8838명이었다. 사이버 도박은 인터넷 복권, 인터넷 스포츠 베팅, 카드∙화투 게임 등이 해당된다. 사이버 도박 위험군은 도박에 쓰는 돈, 시간, 에너지를 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전문적 치료가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전국 중·고생 100명 중 3명은 사이버 도박 문제로 인해 일상 생활이 어렵다는 뜻이다. 위험군 학생 중 약 40%(1만2843명)은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도박 위험군은 중학생(1만6000명)이 고등학생(1만2000명)보다, 남자 청소년(2만명)이 여자 청소년(8000명)보다 많았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청소년은 전년(23만5687명) 대비 5053명 감소한 23만634명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과의존 학생 비율(14.8%)과 스마트폰 과의존 학생 비율(10.7%) 역시 작년보다 각각 0.7%p, 0.3%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초등학생의 경우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이 작년 15.9%에서 올해 16.2%로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초·중학교에선 남자 청소년의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비율이 높았으나, 고등학교에선 여자 청소년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여가부는 청소년들의 저연령화되는 미디어 과의존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7월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사이버 도박 위험군에 대해서는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상담과 법률 서비스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