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 합격자 3명 중 2명(64.3%)은 남학생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 새 여학생 비율이 가장 낮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문·이과 구분 없는 통합형으로 바뀐 이후 수학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남학생이 입시에서 유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는 2일 2023학년도 정시모집 선발 결과를 발표하고, 수시 등록자와 정시 최초 합격자 가운데 여학생은 35.7%라고 밝혔다. 종로학원이 최근 10년간 서울대 합격자 남녀 성비를 분석했더니, 올해 여학생 비율은 2013년(38.1%) 이후 최저였다.
이 기간 여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7년(41.8%)이었다. 이후 40% 안팎을 유지하던 여학생 비율이 꺾인 것은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작년 입시부터다. 지난해 여학생 비율은 40.6%에서 37.0%로 떨어졌고, 올해 더 떨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수능 이후 수학에 강세를 보이는 남학생이 선전하고 있다”며 “올해는 통합수능 첫해인 작년에 비해 국어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수학 성적이 당락을 좌우할 만큼 더 중요해졌다”고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실제 2022학년도 수능에서 남학생 중 수학 1등급을 받은 비율이 6.1%로 여학생(2.2%)의 3배 수준이었다. 수학 가형(남 5.9%·여 3.5%), 나형(남 6.2%·여 4.4%)으로 나뉘었던 2021학년도 수능보다 남녀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한편 올해 전체 정시 합격자 가운데 서울 소재 고교 출신이 절반 가까이(48.5%)에 달해, 서울대가 지역별 통계를 발표한 2014년 이후 가장 쏠림이 심했다. 임 대표는 “사교육 등 교육 인프라가 좋은 서울 학생들이 지역균형 전형에서 비교 우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반고 출신은 57.7%로 지난해(56.1%) 대비 올랐고, 반면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출신은 모두 합쳐 33.1%로 10년래 가장 낮았다. 서울대가 올해 처음으로 수능 위주인 정시 전형에서도 학교 내신을 반영했는데, 내신 성적을 받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일반고 학생들이 정시에서 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