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후 8시까지 돌봄과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초등 늘봄학교’를 올해 3월부터 200개교에 시범 도입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조선DB

9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정과제 ‘초등 늘봄학교’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이번 달 내로 4개 교육청을 선정해 오는 1학기부터 약 200개교에서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시범 운영 결과를 반영해 2025년까지 전국에 확대하는 게 목표다. 늘봄학교는 현재 오후 5시면 끝나는 초등 돌봄교실을 저녁 8시까지 연장하는 정책이다. 맞벌이 부모들이 퇴근하는 오후 6~7시까지 생기는 1~2시간의 돌봄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이다.

올 1학기부터 시범 운영되는 학교 아이들은 저녁 8시까지 돌봄을 받을 수 있다. 수요에 따라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까지 ‘아침 돌봄’이나 방과 후 수업 사이 쉬는 시간을 활용한 ‘틈새 돌봄’도 제공한다. 기존 돌봄 신청자가 아니더라도 긴급하게 저녁 돌봄이 필요한 경우 1~3일 등 짧게 돌봄을 신청할 수 있는 ‘일시 돌봄’도 시범 운영한다. 시범 학교에서 저녁 돌봄을 이용하는 학생에게는 석식과 간식을 무료 제공한다. 학생이 따로 신청해 수강하는 방과 후 프로그램만 수업당 2만~4만원 정도 수강료를 내면 된다.

넘치는 돌봄 수요를 대응할 학교 공간이 부족한 대도시에서는 주변 학교 여러곳이 함께 돌봄을 받을 수 있는 ‘거점형 돌봄 모델’도 활용한다. 거점형 돌봄 모델은 현재 경남에서 2곳만 운영 중인데, 교육부는 2027년까지 총 25개소를 구축해 돌봄을 제공할 계획이다. 거점형 돌봄 모델로 약 1만2000명이 새로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교 시간이 오후 12시 30분쯤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보다 이른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을 위한 ‘초1 에듀케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희망하는 1학년 학생들이 정규 수업이 끝난 후에도 교실에서 놀이 체육, 요리 교실, 민속 놀이 등 놀이·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고학년들을 위해 인공지능(AI), 코딩, 빅데이터 등 신산업 분야 방과 후 수업도 추가 개설한다.

교사들 행정 업무 부담도 덜어준다. 교육부는 기존 ‘방과후학교지원센터’를 ‘방과후·늘봄지원센터’로 개편한 뒤 전국 공무원 120명을 전담 인력으로 재배치했다. 시도교육청 센터 전담인력은 지금까지 각 학교에서 처리하던 강사·업체 선정과 계약 체결, 수강신청, 회계 처리 등 행정 업무를 도맡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