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일행과 해외로 도피했던 수행비서 박모씨가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수원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뉴시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국외 도피 중에 수행비서이자 운전기사 역할을 했던 박모씨가 7일 오전 국내로 송환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과거 김 전 회장이 쌍방울을 인수할 때 활용한 레드티그리스 법인의 대표로 당시 김 전 회장의 지분 40%를 위탁받은 심복이라고 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는 7일 오전 7시 30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비행편으로 입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작년 5월 말 김성태 전 회장과 동반 출국해 도피 생활을 함께 했다고 한다.

박씨는 지난달 10일 태국에서 김 전 회장이 체포되자 김 전 회장이 사용하던 휴대전화 여러 대와 서류 뭉치가 담긴 가방을 들고 캄보디아로 건너가던 중 캄보디아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검찰은 당시 박씨가 소지하고 있던 물건을 캄보디아 당국에서 넘겨받았다고 한다.

한편 김성태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쌍방울 전 (前)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가 태국 법원에 제기한 송환 거부 소송에 따른 재판이 7일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 전 본부장은 김 전 회장의 매제로 쌍방울의 자금 전반을 관리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가 국내로 송환되면 쌍방울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과거 선거법 위반 재판 변호사비를 대신 내줬다는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본부장은 작년 5월 말 캄보디아로 출국했고, 작년 12월 초 태국에서 검거되자 송환 거부 소송을 냈다.

이 밖에 김성태 전 회장은 2019년 1월과 4월에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으로 북한 측에 500만달러를 전달한 뒤 같은 해 5월 북한 조선아태위 김영철 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쌍방울이 북한 측에서 광물 채굴 등 여섯 분야에 대한 우선적 사업권을 받았는데 이때 김영철이 ‘앞으로 경제 협력에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의 친서를 김 전 회장에게 줬다는 것이다. 북한 스마트팜 사업은 이재명 대표가 도지사이던 경기도가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자금 조달이 막히자, 쌍방울이 북한 측에 비용을 건네고 경기도에서 대북 사업 관련 편의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

또 김성태 전 회장에게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 통화하게 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자신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경기도는 김 전 회장과 쌍방울의 대북 송금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쌍방울의 대북 송금이 이뤄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경기도를 위해 쌍방울이 북한에 금전을 제공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