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네이버 임원이던 2015~2016년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만나 네이버 제2 사옥 신축 인허가 등을 논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이 사건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4~2018년 두산건설, 네이버 등 관내 기업들로부터 부지 용도 변경, 용적률 상향 등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성남시와는 별개인 영리 법인 성남FC에 불법 후원금을 내게 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네이버가 청탁한 내용, 제공한 대가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윤영찬 의원에게 참고인 출석을 요구했는데 윤 의원이 거부했다고 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네이버 전·현직 임직원을 상대로 분당구 정자동 제2 사옥 인허가 과정을 조사하면서 2015~2016년 윤 의원과 정진상씨가 만났다는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만남에 민주당 중진 A 의원도 참석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네이버 임원인 윤 의원이 성남시 실세인 정씨에게 제2 사옥 관련 민원을 넣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네이버는 제2 사옥 신축 인허가뿐 아니라 용적률 상향, 주차장 출입구 방향 변경 등을 놓고 성남시와 협의 중이었다.

네이버는 2015~2016년 이재명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제윤경 전 의원이 운영하는 사단법인 ‘희망살림’을 통해 39억원을 성남FC에 후원금으로 전달했다. 이후 2016년 9월 제2 사옥 신축 인허가를 받았다. 제2 사옥 주차장 출입구도 건물 뒤편에 만들어야 했던 애초 도시계획과 달리 분당수서고속도로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2018년엔 제2 사옥의 용적률도 670%에서 913%로 높아졌다.

검찰은 정진상씨가 이재명 당시 시장을 대신해 윤영찬 의원 등을 만났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산건설에 대한 수사에서 ‘이 대표가 두산 고위 임원에게 정진상과 상의하라고 말했다’는 취지의 두산 내부 보고서가 나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윤영찬 의원은 “당시 정진상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A 의원은 “사실 무근”이라고 했다.

검찰은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과 관련해 지난 9월 말 이모 전 두산건설 대표와 김모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을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김 전 팀장이 이재명, 정진상 등과 공모했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에게 지난달 28일 피의자로 소환 조사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이 대표는 이에 응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는 10~12일 출석하는 일정을 검찰과 조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