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출신 이정근(59)씨가 문재인 정부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마스크 사업 관련 인허가를 주선했다는 의혹과 관련, 지난 정부 초대 식약처장 류영진(63)씨와 현직 식약처 국장이 관여했다는 정황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청탁을 빌미로 억대 금품을 수수한 의혹 등을 받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던 중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09.23. /뉴시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씨는 2020년 초 사업가 박모(62)씨로부터 ‘마스크 생산·유통 등에 대한 식약처 허가를 받게 도와달라’는 마스크 업체 A사의 청탁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류 전 식약처장에게 A사의 청탁을 알렸고, 류 전 처장은 이를 식약처 김모 국장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이어 김 국장이 2020년 5월 박씨의 지인과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만났고, 이 자리에서 마스크 인허가 관련 이야기가 오갔다는 것이다.

류 전 처장은 약사 출신으로 2012년 대선과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부산 선거대책위에 참여했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 취임 후 2017년 7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식약처장을 지냈다. 2020년 21대 총선에 부산에서 출마했다가 낙선하기도 했다.

김 국장은 2020년 2월부터 식약처 내에서 마스크 인허가를 내주는 부서를 맡았고, 그가 사업가 박씨의 지인과 만난 뒤 A사는 마스크 6종에 대해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이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박씨가 이씨에게 건넨 금품 중 1억원이 ‘마스크 인허가’ 청탁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억원’이 류 전 처장 등에게 흘러 들어갔다는 박씨 주변 인사의 진술을 확보해 진위를 수사 중이다.

류 전 처장은 본지에 “(이정근씨에게 연락이 왔는지 등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민주당) 지역위원장 모임에서 한두 번 본 정도로 이씨와는 개인적 친분이 없다”고 했다. 1억원 전달 여부에 대해선 “사기꾼들의 황당한 이야기”라고 했다. 김 국장은 “아무 답변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이씨는 사업가 박씨로부터 총 10억1000만원을 받은 알선 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