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해 9월 유동규(구속 기소)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거주지를 압수수색하기 이전에 6차례 통화했던 인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핵심 측근인 김용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부본부장인 것으로 4일 전해졌다. 앞서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이 압수수색 직전 유동규씨와 마지막으로 통화했던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이 후보의 측근이 등장한 건 두 번째다.

김씨는 본지에 “유동규씨와 통화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었다. 그러나 이날 자신이 유씨와 통화한 것이 드러나자 이번엔 입장문을 내고 “유씨와 통화한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며 말을 바꿨다.


김용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조직부본부장의 경기도청 대변인 시절 모습. /페이스북

김씨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화천대유 게이트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당사자(유동규씨)와 통화한 일은 지극히 정상적”이라며 “검찰의 수사기록 유출에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 기관만이 알 수 있는 자료를 유출한 경위를 수사 당국이 명백히 밝히길 바란다”고도 했다. 김씨는 6대, 7대 성남시의원을 지낸 후 경기도 정책실장·대변인으로 일했고, 이 후보의 측근으로 불린다.

그러나 김씨의 이 같은 입장은 과거 자신의 해명과 배치된다. 김씨는 작년 11월 ‘유동규씨와 압수수색 전 수십분 가량 통화했다는 게 사실인가’라고 묻는 본지 취재에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답했었다. 그는 대장동 사건을 추적해온 원희룡 전 제주지사 측에도 “유씨와 통화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그런데 검찰이 작년 9월 29일 유씨 거주지를 압수수색하기 전 자신과 유씨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검찰이 작년 9월 29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유씨의 오피스텔을 압수수색 하기 며칠 전 유씨와 총 6차례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9월 24일 4차례, 28일 2차례라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은 경찰이 유씨가 작년 9월 14일 개통한 새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고 한다.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왼쪽)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앞서 유동규씨는 지난해 9월 29일 오전 8시쯤 정진상 부실장과 7분가량 통화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경찰의 포렌식 결과, 정 부실장은 유씨와 지난해 9월 28~29일 총 8차례 통화했다. 김씨와 정 부실장은 유씨와의 통화에서 음성 통화보다는 주로 아이폰 영상 통화 기능인 ‘페이스타임’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스타임을 이용하면 통신사에 따로 통화 내역이 남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