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에 연루돼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의 유족은 28일 “장례 기간 동안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나 민주당 차원의 조의는 없었다”며 “김 처장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었던 시절부터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일했던 직원이다. 유족 입장에선 서운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지난 21일 오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빈소는 22~24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 마련됐었다.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된 지난 21일 오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로 경찰이 감식작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김 처장 동생 김대성씨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하물며 집에서 키우던 개도 죽었다고 하면 애석한 마음이 생기는 게 사람의 도의(道義)”라면서 “(이 후보는) 냉혹한 말만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김 처장을 언제 알게 됐느냐는 물음에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 알게 된 것은 경기도지사 이후 (대장동) 개발이익 확보와 관련된 재판(2019년 1월)을 받을 때였다”고 답했다.

김씨는 “이 후보나 그의 보좌관 등이 유족 측에 조의를 표하지 않아 서운한 면이 있다”며 “얼굴 한 번 스치더라도 아는 사람이 사망했다면 가슴이 아플텐데, 형(김 처장)과 이 후보는 성남시에서 함께 일했던 인연이 있다”고 했다. 김 처장의 빈소가 마련됐을 당시에는 민주당 차원의 조의나 조문도 없었다고 한다. 그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때) 형을 알았든 몰랐든 형은 ‘이재명 성남시’를 위해 일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국민의힘 의원들과 은수미 성남시장 등이 빈소에 조문을 왔다고 한다. 김씨는 “윤 후보가 어제 대장동을 방문해 형을 거론해줘서 마음이 편해지긴 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전날 오후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해선 안 된다며 최소한의 정의를 지키려 했던 김문기 처장, 무도한 권력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이제는 억울함에 목숨마저 끊었다”며 “열흘이나 해외 일정을 함께 다녀와 놓고 누구인지 모른다는 이재명 후보, 그 새빨간 거짓말을 누가 믿겠는가”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맨 오른쪽) 대통령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인 2015년 뉴질랜드 출장지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유동규(가운데) 전 기획본부장, 고(故) 김문기(뒷줄 맨 왼쪽) 개발사업 1처장과 함께 촬영한 사진. /국민의힘 이기인 성남시의원 제공

유족들은 경찰로부터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보내는 A4 용지 2장 분량의 편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중징계 관련 문건 등 김 처장의 유품을 돌려받는대로 공개할 계획이다. 경찰은 김 처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 처장은 유서를 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