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국회사진기자단

현직 법조 출입기자의 94%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3차례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단법인 법조인언론클럽은 서울대 폴랩의 자문을 받아 현직 법조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설문은 대법원 출입사인 32개 언론사 207명 기자 중, 30개 언론사 기자 99명을 대상으로 했다.

◇법조 기자 94% 추 장관 수사지휘권 발동 부정적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3차례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법조 기자들의 94%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스스로를 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33.7%) 중에서는 93.9%에 해당하는 기자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스스로를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22.4%)는 모두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추 장관은 ‘한명숙 사건’ ‘채널A 사건’ ‘라임 사건’과 관련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역대 법무부 장관들은 수사지휘권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크게 훼손한다는 이유로 발동을 자제했다. 추 장관 이전 수사지휘권이 발동된 사례는 2005년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강정구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지시한 것이 유일하다.

추 장관이 취임 후 단행한 검찰 인사에 대해서도 83.8%에 해당하는 기자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추 장관은 지난 1월 취임 후 4차례 검찰 인사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가깝거나 같이 일했던 검사들을 대부분 좌천시켰다.

스스로를 중도 성향이라고 답한 응답자(43.9%) 중에서는 68.9%가 추 장관의 검찰 인사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진보 성향 기자들은 90.9%가, 보수 성향 기자들은 모두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채널A 사건' “기자 취재 방식, 검찰 수사 모두 부정적”

검찰의 ‘채널A 사건’ 수사에 대해서는 보수·진보 성향에 관계 없이 대부분 기자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검찰의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법조 기자의 82.8%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기자는 13.1%, 긍정적이라고 답한 기자는 3%뿐이었다.

이모 전 채널A 기자는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이철 전 VIK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신라젠 관련 여권 인사의 비위 의혹을 취재하려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취재를 위해 이철 전 대표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와 관련해 해당 사건 당사자인 채널A 기자의 무리한 취재 방식에 대해서도 대부분 법조 기자가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채널A 사건 해당 기자의 취재 방식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법조 기자 84.8%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기자는 8.1%, 긍정적이라고 답한 기자는 6.1%였다.

◇기자 과반수 “이성윤의 ‘옵티머스 사건’ ‘울산 사건’ 수사 부정적”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임한 뒤 수사하고 있는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해 과반수 기자가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식으로 답했다.

법조 기자 55.5%가 이 지검장의 해당 사건 수사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기자는 36.4%였다. 이 지검장이 제대로 수사하고 있다는 취지로 긍정적이라고 답한 기자는 6.1%였다.

공수처 설치에 대해서는 기자의 61.6%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진보 성향 기자 중에서는 부정적이라고 답한 기자가 48.5%로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15.1%보다 높았다. 보수 성향 기자는 전원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외 법조 기자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후 시행된 ‘형사사건 공개금지’에 대해 81.8%가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이뤄진 ‘법원 개혁’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30.3%로 부정적이라는 응답(20.3%)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