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라임 사건’의 전주(錢主)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술 접대를 한 검사 3명은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 “수원여객 사건 당시 영장 발부 기각 청탁이 실제 이루어졌다” 등의 새로운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편지에서 자신은 ‘라임 사건’의 주범(主犯)이 아니라며 검찰 수사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김봉현 두 번째 옥중편지, “법무부랑 술접대 검찰 둘 특정”

김씨는 이날 일부 언론에 이러한 내용이 적힌 두 번째 ‘옥중 편지’를 보냈다. 그는 앞서 16일 “여당뿐 아니라 야당 정치인에게도 금품 로비를 했으며, A변호사와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술집에서 현직 검사 3명에게 술접대를 했다”는 내용이 적힌 ‘옥중 편지’를 배포한 바 있다.

김씨는 최근 법무부 감찰을 받는 과정에서 사진을 통해 술 접대 검사 두 명을 특정해 줬고, 나머지 한 명은 확실하지 않아 특정 짓지 않았다고 편지에 적었다. 법무부는 지난 16일 김 전 회장의 편지가 공개되자 당일 김 전 회장을 3일간 직접 감찰했다.

그는 현직 검사들과 자신을 연결해준 A변호사에 대해서는 “2019년 3월쯤 이 모 변호사를 수원여객 사건 변호인을 찾다가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알게 됐다”며 “호텔 회원권, 골프장 회원권 등을 선물하면서 특수부장 출신 A 변호사님을 지극하게 모셨다”라고 썼다. 특히 김씨는 A변호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인연을 강조하며, “A변호사의 말을 믿고 수사팀이 원하는대로 모든 협조를 다했다”며 검찰 수사가 부당했다는 식으로 편지에 적었다.

김씨는 수원여객 사건 당시 수원지검장에게 영장 발부 기각 청탁이 실제로 이루어졌다고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수원 지검장 부탁으로 친형을 보호하고 있었다'는 지인에게 실제로 5000만원을 전달했다”며 “실제로 한동안 영장발부가 안된 게 사실이다”고 했다.

◇말바꾼 김봉현 “강기정 전 수석에게 전달될 돈 이강세가 썼을 수도”

김씨의 편지에는 지난 8일 강기정 전 정무수석에 대한 자신의 법정 증언을 뒤집는 취지의 발언도 적혔다. 그는 당시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하라는 명목으로 이 전 대표에게 5만원권 5000만원을 쇼핑백에 담아서 줬다”며 “그가 ‘인사하고 나왔다’고 했는데, 금품을 잘 전달했다는 취지다”라고 증언했다.

그런데 그는 이번에 새롭게 배포한 편지에서 “당시 둘 사이에서 금품이 오고 갔는지 본 적이 없고, ‘돈 잘 전달하고 나왔다’라고 말을 명확하게 한 사실도 없다”며 “이전에도 이 전 대표가 (로비 자금을) 전달하지 않고 (본인이) 받아서 썼다고 하더라. 그래서 강 전 수석 관련으로 받아간 것도 이 전 대표가 중간에서 썼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고 했다.

이는 그의 법정 증언과 상반된다. 그는 당시 법정에서 검찰이 “이 전 대표는 (5000만원을 라임 관련) 기자회견 경비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고 진술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반문하자 “이미 본인이 책임 못질 상황이라 (기자회견) 경비 주라고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강 전 수석에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전 대표에게 5000만원을 전달한 것이 확실하다”고 답했다. 중간에서 자기가 가로챘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었다.

◇"나는 라임 사건 전주(錢主) 아니다"

김 전 회장은 또 다시 ‘옥중 편지’를 쓰게된 이유로 “사회적으로 이렇게 큰 파장이 벌어질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더이상 수없이 많은 추측과 잘못된 사실들로 인하여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더이상의 추가 피해가 어느 누구에게도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에서다”고 했다.

그는 “라임펀드 관련 그 어떠한 운영주체로 관여한 사실도 없고 라임 전주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건 관련 공소장 그 어디에도 라임펀드 운영주체로써 관여를 하였다거나 사기 행각을 벌인 일 등으로 기소된 사실은 그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