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으며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김 전 회장이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구명 로비 의혹을 받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편지 주장은 크게 세 가지다. ①현역 검사 3명을 접대했는데 그 중 한명이 라임 수사팀으로 왔고, 검찰에 이를 진술했지만 수사하지 않았다는 것 ②검사장 출신 야당 정치인의 우리은행 로비 진술했지만 여권 인사 수사만 했다는 것 ③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 보고 후 보석(조건부 석방)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상식에 비추어봐도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먼저 검사 접대 시점의 문제이다. ①라임 수사팀이 꾸려지기 7개월 전에 라임 수사를 미리 예상하고 검사를 접대하는 게 가능하냐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이 검사들을 접대했다고 한 시점은 작년 7월. 김 전 회장은 편지에서 A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들을 소개 받으며 “혹 추후 라임수사팀을 만들 경우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했는데 실제 한 명은 수사팀 책임자로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김 전 회장을 직접 조사한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에 라임 사건이 배당된 것은 올 2월이다. 술자리 접대 시점은 라임 환매 중단 사태(작년 10월)도 터지기 전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변호사가 7개월 뒤 꾸려질 라임수사팀 검사가 누군지 예상하고 이들을 김 전 회장에게 소개해 검사들을 접대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 측은 ‘추후 라임 수사팀을 만들 경우’를 대비해 접대를 했다는 입장이다.

②검찰 입장에서 정치적으로 부담이 큰 청와대 정무수석과 여당 정치인은 수사하면서 야당 정치인은 수사하지 않는다는 게 가능할까. 김 전 회장이 검찰에 야당 정치인에 대한 로비 의혹에 대해 진술했다는 주장도 현재로선 신빙성이 떨어진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은 야당 정치인이나 검사 비위 의혹 관련 진술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야당 정치인에 대한 수사는 라임사건 다른 관계자 진술에서 출발했고, 또 수사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야당 정치인 관련 계좌추적을 포함해 계속 수사 중에 있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권력 실세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줬다”는 김 전 회장이 야당 정치인에게는 “수억원대 로비를 했다”고 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라임 김봉현 전 회장은 최근 공개한 옥중편지에서 "강기정 전 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말해 보석(조건부 석방)을 하도록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지만, 본지가 입수한 작년 6월 김 전 회장이 개명 전 본명 '김기만' 이름으로 지인과 나눈 문자 메시지에서는 김 전 회장이 당시 이미 강기정 정무수석 라인을 타고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언급했다. /본지 입수

③강기정 전 수석과 관련해 검찰과 거래가 가능하냐는 점도 의문이다. 김 전 회장은 올 4월 체포 직후 검찰 출신 변호사가 접견했을 때 “강기정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며 강 전 수석 진술을 하면 윤 총장에게 이야기해 보석으로 나가게 해준다는 제안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그보다 10개월 전인 작년 6월 지인과 나눈 문자 메시지에서 “민정수석 정무수석 라인을 타고 있다”며 강 전 수석을 스스로 언급한 적이 있다. 더구나 보석은 판사가 허가하는 사안이지 검찰 소관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