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 /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은 9일 “공수처의 ‘민간동호회 카페 관련자 통신조회’는 정상적인 수사방식이 아니다”라며 “누가, 어떤 이유로, 어떤 절차를 거쳐서 이런 일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검사장은 이날 ‘한동훈·윤석열 지지 카페 회원들도 통신 조회를 당했다’는 내용의 본사 기사와 관련, 출입기자단에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한 검사장은 “오래 수사를 해 왔지만 수사기관이 이렇게 인권이나 헌법 무서운 줄 모르고 막나가는 것을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면서 “책임을 묻지 않으면 앞으로는 마음에 안들면 마구잡이로 털고 겁주는 게 ‘정상적인 수사방식’이자 ‘뉴 노멀(new normal)’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검사장은 “민간동호회카페 관련자 통신조회 등과 관련해 저의 입장을 묻는 문의가 많아 말씀드린다”면서 “수사대상이 고위공직자로 엄격히 한정된 공수처가 동호회 활동을 하는 순수 민간인들을 상대로 무차별 통신조회를 하는 것은 선량한 국민들을 겁주고 불안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다들 ‘혹시 나도’하고 불안해 하고 ‘귀찮고 험한 일 당하지 않으려면 앞으로는 자기검열을 해야 겠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국민들을 겁박해서 움추러들게 하는 불순한 효과는 이미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검사장은 “정치권에서 근거없이 뇌피셜로 정파적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수처 수사를 요구하고, 어용단체가 그대로 공수처에 고발하면서 ‘언플’하면, 공수처가 그 ‘그림에 억지로 끼워 맞춰서’ 저인망식으로 권력의 반대자들을 언론인이든 민간인이든 가리지않고 마구잡이로 탈탈 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후 아무것도 안나오면 ‘아마추어라서 그렇다’고 황당한 소리하면서 뭉개고 넘어가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또 “참고로 유시민씨, 황희석씨 등은 존재하지도 않는 계좌추적이 존재한다면서 저의 명예를 훼손했지만, 지금 공수처의 민간인, 언론인, 정치인 사찰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지난해 8~10월 한 검사장 팬카페 ‘위드후니’ 회원들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 카페인 ‘22C 대한민국과윤석열’ 회원들의 통신조회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원들 중 한명은 평범한 50대 주부로 한 검사장과 통화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