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송장에 아세톤을 뿌려도 개인 정보가 지워진다고 하네요.’

‘노원구 세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김태현(25)이 피해자의 사진 속 택배 상자를 보고 집 주소를 알아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이런 내용의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 택배 운송장에 적힌 정보를 지워 혹시라도 모를 범죄 노출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노원 세모녀 살해’ 김태현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에 앞서 무릎을 꿇고 “죄송하다”며 사죄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10일 트위터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으니, 택배 송장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김은 피해자 A(25)씨가 게임 채팅창에 올린 사진 속 택배 상자를 보고, A씨의 서울 노원구 집 주소와 아파트 동 호수를 확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택배 운송장에 적혀 있는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의 정보를 지울 수 있는 방법이 공유된다. ‘택배 운송장에 물파스나 아세톤, 알코올이나 향수를 뿌리면 글씨가 사라진다’는 내용의 트위터 게시물은 게시된지 3일만인 10일 기준 7000회 이상 공유됐다. ‘XX 회사의 손소독 티슈로 닦아 봤는데, 송장 번호가 말끔하게 닦인다’는 경험담도 올라왔다.

/트위터캡쳐

아예 택배 운송장 스티커를 가위로 자르거나, 검은색 펜 등으로 덧칠해 내용을 지워야 한다고도 했다.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는 ‘파쇄기 이용’이 꼽혔고, 문구점 등에서 소형 문서 파쇄기를 구매했다는 인증 게시물도 여러건이다.

과거 ‘곽두팔’ ‘육만춘’과 같은 택배용 예명으로 거론되던 이름도 다시 언급되고 있다. 택배를 주문할 때 본명 대신 가명을 사용해, 여성이 혼자 산다는 점을 숨기자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29·인천)씨는 “코로나 확산 이전에도 여성 대상 범죄가 두려워 배달 음식이나 택배를 ‘문 앞에 두고 가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세 모녀 사건 이후로 그마저 두려워졌다”고 했다.

/우정사업본부

김은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했고, 작은딸인 피해자 B씨가 ‘물건을 놓고 가라’고 했는데도 흉기를 든 채 현관문 밖에서 기다렸다가 B씨가 나오자 집 안에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