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5일 서울관광을 대표할 미래 먹거리로 ‘서울미식’을 꼽고, ‘레스토랑&바 100선’을 새롭게 발굴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100곳 가운데 주요 식당들은 1인분에 10만원이 넘어 서민들은 갈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이 적지 않다. 식당 분포도 전체 100곳 중 47곳이 서울 강남구에 몰려있다.

서울시는 이날 “많은 전문가들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국제 도시, 서울’ 만의 미식 안내서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서울시는 ‘레스토랑&바 100선’을 발굴하게 되었다”고 했다.

서울시가 100곳에 포함됐다고 밝힌 주요 식당은 다음과 같다. 한식은 한식공간, 밍글스, 주옥, 권숙수, 온지음, 정식당, 스와니예 등이다. 양식은 알라 프리마, 모수 서울, 비스트로 드 욘트빌, 제로컴플렉스, 임프레션, 무오키, 보트르 메종 등이 포함됐다. 아시안은 야키토리 쿠이신보, 코지마, 스시선수, 스시조, 아이뽀유, 스시 요아케, 네기 다이닝 라운지, 팔레드신, 툭툭누들타이, 진진 등이고, ‘바&펍’은 르챔버, 앨리스, 더 버뮤다, 백곰막걸리&양조장, 바 참, 찰스H 등이 포함됐다. ‘카레&디저트’ 분야에서는 제이엘디저트바, 소나, 서울둘째로잘하는집, 김영모 과자점, 김씨부인 등이, ‘그릴’ 분야에서는 레스토랑 라이프, 본앤브레드, 금돼지식당, 영동장어 등이, 채식은 발우공양, 마지, 로컬릿 등이 선정되었다.

주요 식당 가운데는 시민들이 쉽게 가지 못하는 초고급 식당이 상당수 있었다. 예컨대 가장 서울시가 먼저 언급한 ‘한식공간’의 경우 홈페이지에 따르면 점심 식사가 1인분 7만원, 저녁은 13만원이다. ‘권숙수’도 점심값이 1인분 10만원, 15만원이고 저녁은 20만원이라고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조선호텔에 있는 '스시조도 명단에 올랐는데, 튀김우동이 6만1000원이다. 신라호텔 팔선도 리스트에 있다. 삼선자장면이 2만6000원이다. 양식 중 가장 먼저 언급한 ‘알라 프리마’도 홈페이지에서 점심은 8만8000원, 저녁은 17만8000원으로 안내하고 있다. 서울 한남동 ‘그랑 아무르’도 식당 홈페이지를 보면 브런치는 3만~4만2000원이고, 점심은 6만원, 저녁은 13만원이다.

다만 명단에는 을밀대, 남포면옥 같이 유명 평양냉면집이나 서울 광화문에서 직장인들도 많이 찾는 라칸티나 같은 유명 이탈리안 식당, 루이키친M 같은 중식당도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파리나 뉴욕에도 주요 미식 식당이 고가이지만 명성을 떨치면서 도시를 대표하고 있고, 서울도 그런 식당들이 많다는 걸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명단에도 남포면옥이나 을밀대 등 가격대가 높지 않은 식당들도 꽤 들어있고, 서민들이 갈 수 있는 식당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별도로 홍보를 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식을 기본으로 한 창작 요리를 선보이는 ‘밍글스’

식당 선정에는 최수근 한국조리박물관장, 정혜경 호서대 교수, 이규민 경희대 교수, 임정식 셰프, 강민구 셰프, 임재진 바텐더, 이성곤 바앤다이닝 발행인, 이욱정 요리인류 PD, 이정민 트렌드랩506 대표, 피에르 코헨 카보드 대표 등이 참여했다.

그런데 선정에 참여한 임정식 셰프가 일하는 ‘정식당’, 강민구 셰프가 일하는 ‘밍글스’, 임재진 바텐더가 일하는 ‘르챔버’도 서울시가 발표한 ‘레스토랑&바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시 관계자는 “자기가 자기 식당을 뽑을 순 없도록 돼 있고 그 식당들이 전문가 사이에서 원래 유명해서 생긴 일”이라며 “리스트에 오른 식당들은 ‘서울시가 선정한 맛집’이라는 식의 홍보도 못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