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과 대한의사협회가 밤샘 협상 끝에 4일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은 코로나 안정 후 원점 재논의”라는 내용의 협상을 타결하자,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소셜미디어에선 전공의·전임의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충무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열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합의 서명식을 위해 식장으로 향하던 중 전공의들의 반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연합뉴스

전공의·전임의 등은 당초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의 단일안에 담겨 있던 ‘보건의료체계 발전 정책 이행 약속’ ‘공공의대 관련 법안 철회’ ‘국민건강보험법 개정’ 등 일부 내용이 여당과의 합의문에서 빠졌다는 이유 등을 들며 거세게 반발했다.

전공의들, 정부-의협 합의안 서명에 반발… "파업 중단여부는 우리가 결정할 것"

박모씨는 이날 최 회장의 소셜미디어에서 “전공의 투쟁으로 시작한 파업을 마음대로 정부와 졸속 협상하는가”라며 “(공공의대 법안) 철회가 명문화 되지도 않았다. 당신(최 회장)이 무슨 의사를 대표하는가”라고 했다. 남모씨는 “(코로나 사태로) 아무리 출구 전략이 필요해도 전체 회원 대상 투표 후에 합의해도 늦지 않았을 것. 의사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는가”라고 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페이스북

김모씨는 “정부 악법에 맞서 일선에서 파업 중인 사람들은 전공의들”이라며 “어떻게 전공의협회 협회장과 상의 없이 휴지조각만도 못한 합의문에 서명을 하는가”라고 했다. 이모씨는 “이때까지 해온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책임 져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전공의는 “민주당 당대표 바뀌자마자 정부안 그대로 합의한 것 보니 비례대표 자리라도 받았나”라고도 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페이스북

전공의협의회 등은 이날 “아직 합의가 타결된 적이 없으며, 파업 및 단체 행동은 지속한다”고 회원들에게 공지했다. 한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내부 의견수렴도 거치지 않은 의견교환 수준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풀어버린것”이라며 “집행부 내부 반발도 크다”고 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3개 조항의 정책협약 이행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문에는 ‘논의 중 관련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 ‘공공보건의료기관의 경쟁력 확보와 의료의 질 개선을 위해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도록 노력한다’ ‘전공의 수련 환경 및 전임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행정적·재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