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운동을 하면 심혈관 질환 위험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최적 운동 효과를 얻으려면 일주일에 150분 이상 중등도 운동(빨리 걷기) 또는 75분 이상 격렬한 운동(뛰기)을 해야 하고,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근력 운동을 하기를 추천한다. 그런데 남자와 여자는 체구도 다르고 운동 능력도 다르기에 같은 운동을 해도 효과가 다를 수 있다.

최근 미국심장학회지에 남녀 운동 효과를 비교한 연구가 발표됐다. 평균 나이 44세 미국인 41만2413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의 운동량을 조사하고 평균 10년 이상을 관찰하면서, 전체 사망률 및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조사했다. 연구 기간에 총 3만9935명이 사망했고, 이 중 1만1670명이 심혈관 질환으로 죽음을 맞았다.

조사 결과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경우 남성은 전체 사망률을 15%,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14% 낮출 수 있었다. 여성은 각각 24%, 36%나 낮출 수 있었다. 남성은 중등도 이상 운동을 일주일에 추천량 150분보다 많은 300분 이상 했을 때 최대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여성은 주당 140분만 운동해도 남성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남성은 여성보다 심장, 폐, 근육 등 신체 기관의 용적이 크기 때문에, 이 기관들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려면 더 많은 운동이 필요하다. 반면 여성은 남성보다 혈류가 원활하고, 근육 내 모세혈관 분포도 많아서 운동 효과가 더 뛰어나다. 남녀 커플 또는 부부가 함께 운동할 경우, 남녀가 같은 운동 효과를 얻으려면 같이 끝내지 말고, 남자는 남아서 더 운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