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출산 여성이라도 체중 감량을 한다면 당뇨병 위험이 낮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장학철·문준호 교수팀은 5일 아이를 4명 이상 낳은 다출산 여성이라도 몸무게를 감량하면 당뇨병을 일으키는 세포 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다출산 여성과 일반 출산 여성을 비교하는 연구에선 다출산 여성의 당뇨병 위험이 크다는 결과가 많았다. 반복적인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췌장β세포’가 노화되기 때문이다. 당뇨병은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β세포의 기능 저하로 발병한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도 출산 후 체중이 늘어난 여성의 췌장β세포 기능은 30%나 감소했다.
문 교수팀은 임신-출산에 따른 산모의 췌장β세포 변화를 파악하고자 임신성 당뇨병이나 임신성 포도당 내성을 진단받은 45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4년 동안 다출산(4회 이상, 79명)과 일반 출산(1~3회, 376명)여성의 몸무게와 췌장β세포, 인슐린 민감성 지수 등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다출산을 하더라도 4년 동안 약 몸무게 2.5kg 정도 감량한다면 췌장β세포의 기능이 향상되고 인슐린 민감성 지수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출산 후 체중감량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문준호 교수는 “다출산 여성의 췌장β세포는 여러 번 팽창 및 축소하는 과정에서 점차 노화되고 인슐린 분비 능력이 감소한다”며, “췌장β세포의 기능 개선 및 당뇨병을 막기 위해 출산 후 적극적인 체중감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제휴 학술지이자 SCI 학술지인 실험 분자 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