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1월 미 캘리포니아의 한 고등학교 앞에 '6피트 거리두기' 권고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11일(현지시각) 2년반 동안 유지돼온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고, 학교 등 모든 영역에서 감염자 밀접 접촉자에 대한 격리와 정기 검사에 대한 의무 또는 권고 조치를 모두 삭제했다. /AP 연합뉴스

미국 코로나 방역 사령탑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1일(현지 시각) 밀접 접촉자 중 고위험군을 제외한 이들에 대한 방역 규제를 해제했다. CDC는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이 바이러스와 함께 오래 살아가기 위해 실용적 접근을 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팬데믹(세계적 유행병)에서 엔데믹(주기적·국지적인 감염병)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DC는 이날 발표한 코로나 새 가이드라인에서 지난 2년 반 유지한 ‘6피트(1.82m) 거리 두기’ 권고를 공식 해제했다. 감염자와 접촉한 이들에 대한 추적과 격리는 병원·요양원 등의 고위험군 집단으로 제한했다. 밀접 접촉자라도 증상이 없는 일반인들에 대한 선제적 격리와 정기 검사, 마스크 착용 조치도 삭제했다. 이 같은 방침은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확진자는 최소 5일 집에 머물고 10일간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는 유지됐다.

학교와 보육시설에서도 ‘서로 다른 교실에 속한 학생들끼리 섞이지 말라’는 권고가 없어지고, 확진자와 접촉한 학생이 등교를 위해 계속 검사를 받게 하던 조치(test-to-stay)도 삭제됐다. 9월 새 학기를 앞둔 전국 교사단체는 “정상적 학교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 성명을 냈다.

그레타 마세티 CDC 역학·예방과장은 “우리가 백신 접종과 자연 면역에 따른 높은 수준의 면역에 도달하고, 위중증과 사망을 막을 여러 수단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현 대유행 상황은 2년 전과는 매우 달라졌다”며 “사람들이 코로나 중증에 걸리지 않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코로나 확산세는 꺾였다는 평가다. 11일 기준 미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0만5818명으로 2주 전보다 17% 감소했고, 병상 환자도 4만2825명으로 3%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