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앙그라-3 원전 건설 현장. 브라질 정부는 국내 세 번째인 이 원전 건설이 2026년께 끝나는대로 4기 원전을 2031년까지 추가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브라질 국영전력회사 엘레트로브라스 제공

중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이 전력난 해소를 위해 원자력발전소 증설에 나서고 있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등 브라질 매체들은 7일(현지 시각) 브라질 광업에너지부가 전력 생산 확대를 위해 2031년까지 추진되는 ‘국가에너지계획’에 네 번째 원전 건설을 포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원자력발전 비율이 1% 정도로 낮은 브라질은 현재 남동부 리우데자네이루주 앙그라 두스헤이스 지역에 원전 2기를 가동 중이고, 세 번째 원전을 건설 중이다. 이 세 번째 원전 공사를 2026~2027년까지 끝내고 곧바로 추가 원전 증설에 나서는 등 원전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전력 생산 60%를 값싼 수력 발전에 의존해왔다. 풍부한 강수량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기후변화 영향으로 브라질을 덮친 100년 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댐 저수량이 급감, 전력 수급에 큰 차질이 생겼다. 중국 싼샤 수력발전소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라는 브라질 이타이푸 수력발전소의 발전량은 올해 역대 최저 수준의 전력 생산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달 말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시위대가 높은 전기요금으로 불편을 겪는 시민을 상징하는 고무 인형들을 잔디밭에 늘어놓은 채 소비자들에게 대안을 제시할 에너지 시장 개방을 촉구하고 있다. 브라질은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수력발전소의 가동이 어려워 전력난을 겪고 있다./AP 연합뉴스

이에 브라질 당국이 모자란 수력을 화력으로 대체하자 발전 비용이 증가했다. 11월 현재 브라질의 평균 전기료는 1년 전보다 30%나 오른 상태라고 한다. 잦은 정전 사고에 전력 부족이 만성화되고 전기요금이 폭등하면서 각 지역에서 연일 시위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브라질은 10년간 200억 헤알(약 4조3000억원)을 들여 열병합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열병합 발전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 방식이라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샀다. 브라질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3%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결국 브라질이 중장기적으로 전력 공급이 안정적이고 탄소 중립 달성에도 도움 되는 원전 건설에 주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