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스마트슈터가 개발한 AI소총/스마트슈터 홈페이지

병사들이 쓰는 소총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하면 어떻게 될까. 병사는 소총을 군중 속에 있는 테러범이나 적군 병사에게 겨누고 표적을 확인한다. AI 소총은 스스로 표적을 추적한다. 예컨대 400m 거리 표적을 조준경이 움직임 데이터와 현장 풍속 계산을 토대로 자동 추적하는 방식이다. 병사가 방아쇠를 당기면 탄환이 날아간다. 이스라엘의 방산 회사 스마트 슈터(Smart Shooter)가 개발한 AI 소총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인도 등 15국 이상이 이 회사의 AI 소총을 도입했다. 이 신문은 “지난 2월 말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무기 전시회에서 이 회사는 AI 소총이 실제로 표적을 추적하는 시연을 했고 이를 보려는 청중이 쇄도했다”고 보도했다. 구매국 리스트에 한국이나 일본이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사일은 표적물이 방출하는 적외선을 포착해 추적한다. 이와 달리 AI 소총은 기존에 학습한 데이터에다 현장 데이터를 적용해 변화하는 표적물의 위치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드론에도 적용 가능하다. AI 소총을 탑재한 드론을 군중이나 적군 주변에 띄워놓고, 조종자는 드론에 비치는 영상을 보면서 원격으로 표적물을 확인한 뒤 버튼을 눌러 총알을 발사하는 방식이다.

AI 소총은 AI가 살상 무기에 접목됐을 때의 파괴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최근에 모든 첨단 무기에 AI의 데이터 분석과 예측 능력이 탑재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IT 대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와 손잡고, 육·해·공·우주군 부대의 정보를 통합해 AI로 전략을 수립하는 ‘전 영역 통합지휘통제(JADC2)’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살상에 대한 죄의식이 없는 AI가 전투 무기와 전쟁 전략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AI 무기’와 관련한 규제는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 2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REAIM(Responsible Artificial Intelligence in the Military Domain)’가 AI의 군사적 이용에 대한 첫 번째 국제적인 논의 자리였지만, 강제력 있는 규제안을 내놓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