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 수프를 적게 넣고도 국물은 이전과 똑같이 진한 맛을 낼 순 없을까. 그러려면 짠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관건인데 일본 기업이 미세 전류를 이용해 짠맛을 진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11일 일본 NHK에 따르면, 주류업체인 기린홀딩스는 메이지대학과 함께 전기로 짠맛을 내는 독자 기술을 개발했다. 같은 양의 소금을 넣고도 짠맛은 1.5배로 느끼게 하는 기술이다. 기린홀딩스는 최근 이 기술을 적용한 숟가락과 국그릇 시제품을 개발해 일반인 대상으로 식사 만족도를 평가하는 실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핵심은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미세한 전류를 활용해 식품 맛에 변화를 주는 ‘전기 미각’ 기술이다. 전류를 조절하는 컴퓨터 칩이 내장된 숟가락으로 국을 떠서 입에 대는 순간 숟가락 끝에서 입으로 독특한 전류 파형이 전달된다. 이를 통해 미각을 느끼는 혀가 전기 탓에 짠맛을 더욱 강하게 느낀다. 라면이나 된장국 같은 경우 이전보다 소금을 3분의 1 정도 적게 넣더라도 짠맛은 더 강하게 느낀다는 게 기린 측 설명이다.

국그릇도 마찬가지 원리다. 일본인들은 국그릇을 손으로 들어 직접 입에 대고 마시는 습관이 있는데 이때 미세 전류를 인체에 전달한다. 기린 측은 “일본인의 약 63%가 현재 저염식을 하고 있거나 앞으로 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저염식 식사를 하면서도 예전과 같은 수준의 짠맛을 내는 숟가락과 국그릇”이라고 밝혔다.

NHK는 “일본인의 염분 섭취량은 기준치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기린홀딩스 이외에도 식품 기업인 아지노모토는 소금양을 전보다 최대 60% 줄이고도 다른 성분을 활용해 짠맛은 그대로 유지한 조미료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