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의 무역 제재로 국제 거래가 금지된 석탄을 중국에 밀수출하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선박 항적 기록과 인공위성 사진 자료 등을 근거로 30일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년 전 핵·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북한에 대한 제재로 유엔 회원국에 대한 북한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도록 했는데,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이를 위반한 것이 된다.

북한이 "자립경제발전의 전초기지"라며 충성의 생산 박차를 가하는 서부지구 석탄 생산 현장./노동신문 뉴스1

이날 닛케이는 최근 1년 6개월간 북한 관련 선박 180여 척의 선박자동식별 시스템(AIS) 기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50척 이상이 석탄을 취급하는 중국 항구에 입항했다고 보도했다. AIS는 선박이 자동으로 자신의 위치를 발신하는 장치로, 닛케이는 이 기록과 미국 플래닛랩스의 위성 영상 기록을 교차 분석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태평 2호는 지난해 8월 8일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싣고 다음 날 출항했다. 13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 룽커우항에 도착해 26일까지 정박했다. 중국 측은 이에 대해 “북한의 빈 선박이 들어와, 비료와 농산물을 싣고 돌아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닛케이는 전문가 3명의 영상 분석 결과 “태평 2호 선창에 보이는 검은 그림자는 석탄”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과거 북한 선박은 AIS 신호를 끊는 방식으로 명확한 증거를 남기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교란 행위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닛케이는 과거 석탄 밀수 혐의가 있는 북한 선박 금야호가 지난 4월 남포항과 룽커우항을 오간 사실도 위성 영상 등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석탄은 북한에 연간 11억달러(약 1조4280억원·2016년 기준)의 외화를 공급하는 주요 수출품이다. 전체 수출액의 40%를 차지한다. 국제 무역 통계에서 유엔 대북 제재 이후 북한의 석탄 수출은 중단된 것으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