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시 내각/뉴시스

이스라엘 지도부가 이란에 대해 전쟁을 촉발하지 않는 선에서 강도 높고 고통스러운(painful) 방식의 보복 공격을 검토 중이라고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이란 국영 석유 시설이나 중동 인접국 내 기반 시설에 대한 정밀 공습을 비롯해 이란의 핵 시설을 직접 겨눌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지난 13~14일 이란이 벌인 대규모 드론·미사일 공격에 대한 재보복 계획을 논의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 회의에선 이란의 공격을 묵인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분명하고 강력한 대응을 하기로 의견이 모였다. 동시에 미국 등 동맹이 반대하지 않는 공격 방식이 무엇일지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다. 공격을 벌이더라도 이란 측 사상자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전면전은 피하되, 이란이 경제적 피해 등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방안이라고 한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이란의 공격을 받았던 이스라엘 중부 네바팀 공군기지를 방문해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에는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공영 칸 라디오 방송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 여당인 리쿠드당 소속 장관들과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는 ‘영리한 대응’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군에 ‘표적 목록’을 요청했다”고 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스라엘이 중동 일대 이란의 대리 세력이나 인접국의 드론 공장 등 이란의 군사시설을 겨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리아·이라크·레바논·예멘 등지의 이란 우호 세력이나 이들을 돕는 이란 인사, 관련 기반 시설 등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의 국영 원유 시설 등도 공격 대상으로 거론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이스라엘이 우위에 있는 사이버 공격을 펼칠 가능성도 크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미 수차례 이란의 기반 시설 시스템에 침투한 전력이 있다고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2020년 5월 이란 남부 샤히드 라자이 항구의 해상 교통망을 교란해 정박을 기다리는 선박들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자국의 공격임을 내세우지 않고 스파이 기술과 비밀 행동에 의존하는 ‘그림자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지에 중동 일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은 수년 동안 한 가지 목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예의 주시해왔다”고 했다. 이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항상 그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극도로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핵 시설 공격은 미국이 반대할 가능성이 커 이스라엘이 실행에 옮길지에 대해 회의적인 전문가도 상당수다. 이란은 전날 ‘안보상 이유’로 자국 내 핵 시설을 폐쇄했다가 이날 다시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재반격을 예고한 이스라엘을 향해 “이란의 이익에 반하는 어떤 작은 행위라도 가해자에게 엄중하고 광범위하며 고통스러운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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