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미 프로미식축구(NFL) 스타였다가 이혼한 전처를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으로 전락했던 O. J. 심슨이 전립선암 투병 끝에 10일(현지시간) 76세의 나이로 숨졌다. 사진은 1994년 7월 심슨이 로스앤젤레스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모습. /AP연합뉴스

전처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미국의 전 미식축구 선수 O.J. 심슨이 경찰을 피해 도주할 때 사용했던 차량이 경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악명 높은 1994년 ‘O.J. 심슨 경찰 추격전’의 중심에 있던 흰색 포드 브롱코가 매물로 나온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 차량의 현 소유주인 심슨의 전 매니저 마이클 길버트, 알 카울링스의 두 친구 등이 최근 해당 차량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최근 심슨의 사망으로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고 전했다.

심슨은 1994년 이혼한 전 부인 니콜 브라운과 그의 친구 론 골드먼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당초 경찰의 출석 명령에 따르지 않고 “나는 니콜의 죽음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편지를 남긴 뒤 도주했다.

1994년 흰색 포드 차량에 탄 채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는 O.J. 심슨. /AP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그는 친구 알 카울링스가 모는 1994년식 포드 차량 뒷좌석에서 권총을 든 채 자살하겠다고 위협하며 경찰과 약 2시간에 걸쳐 추격전을 벌였다. 당시 현지 방송사들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추격전을 생중계했으며, 약 9500만명이 이를 시청했다.

심슨의 재판은 20세기 가장 주목받은 사건 중 하나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심슨은 재판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브라운과 골드먼 피살 사건은 현재까지 미제로 남았다.

포드 차량은 사건 증거로 채택됐다가, 심슨이 무죄판결을 받은 뒤 한 차고에 17년간 방치됐다. 이후 2016년 테네시 동부 피전 포지의 앨커트래즈 이스트 범죄박물관에 임대됐다.

차량 소유주 중 한 명인 길버트는 한 매체에 “심슨이 사망하기 전에도 우리는 ‘올해가 추격전이 벌어진지 30년이 된 해니까 차량을 판매하자’는 얘기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포드 차량을 75만 달러(약 10억4000만원)에 넘기라는 제안을 받았었다면서, 최소 그 두 배인 150만 달러(약 20억8000만원)를 넘는 금액에 팔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

한편 심슨은 지난 10일 76세의 나이에 암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