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만 동부 화롄시의 한 건물이 규모 7.4 강진과 여진의 영향으로 크게 기울어 있다. /AP 연합뉴스

3일 대만 동부 강진에 대해 대만 중앙기상국은 규모 7.2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미국지질조사국(USGS)·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7.4, 일본 기상청은 7.5라고 했다. 왜 차이가 날까.

조창수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각 기관이 채택한 지진 규모 측정 방식이 달라서 차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지진은 지구 내부의 지각에 단층이 끊어지는 등의 급격한 변동이 생긴 여파로 땅이 흔들리는 현상이다. 지진의 규모는 이렇게 발생하는 지진이 방출한 에너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땅속 깊은 곳으로부터 발생한 지진의 에너지는 키나 몸무게를 재듯이 쉽게 측정할 수 없다. 과학자들은 여러 간접적 방법으로 지진의 규모를 측정하려고 노력해 왔고 나라마다 적합하다고 보는 방법을 선택해 쓰고 있는데, 환산식과 지진 관측 설비 등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생긴다.

비교적 오래 쓰인 척도는 미국 지진학자 찰스 리히터가 1935년 개발한 ‘리히터 규모’다.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파(地震計)를 기반으로 측정한다. 한국·대만 등이 ‘리히터 규모’를 쓴다. USGS와 EMSC 등은 ‘모멘트 규모’란 다른 측정법을 사용한다. 간접적인 방식으로 단층이 단절된 면적 등도 추정해 규모를 산출한다. 리히터 방식에 비해 비교적 큰 규모의 지진을 보다 정확히 포착한다고 알려졌다. 일본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일본 기상청 규모’ 및 ‘모멘트 규모’를 병행해 쓰고 있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각각의 방식에 따라 산출식이 다르다 보니 ±0.3 정도 차이는 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