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상업은행(CBE)의 ATM 앞에서 고객이 현금을 인출하고 있다.(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로이터 연합뉴스

에티오피아의 한 은행에서 잔고보다 많은 금액의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 소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자 대학생들이 몰려와 하룻밤새 190억원에 가까운 돈을 빼갔고, 은행 측은 추가 인출금에 대한 자발적 반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부터 16일 새벽 사이 에티오피아 상업은행(CBE)이 내부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계좌 잔고보다 많은 금액이 인출·이체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상황을 알아챈 은행은 모든 거래를 동결했지만, 이미 ATM을 통해 총 49만건의 거래가 진행된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추가 인출되거나 이체된 금액은 8억1100만 비르(약 188억원)로 파악됐다. 오류가 발생한지 불과 6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늦은밤 사이 발생한 오류였지만, 이 같은 소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피해 금액이 커졌다. 잔고보다 많은 돈이 뽑힌다는 이른바 ‘횡재 오류’ 소식이 온라인상에 삽시간에 퍼진 것이다.

특히 대학생들이 인근 ATM으로 몰려가 한꺼번에 돈을 빼갔다. 한 대학 캠퍼스에서는 학생들이 늦은밤 ATM 앞에 줄을 길게 늘어서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티오피아 상업은행 측은 추가 인출금에 대한 회수에 나섰다. 발표에 따르면 수천명의 고객이 자발적으로 현금을 반환한 가운데, 은행 측은 전날까지 피해액의 약 78%인 6억2290만 비르(약 148억원)를 회수했다.

아베 사노 에티오피아 상업은행 총재는 추가 인출은 절도죄에 해당한다며 “자발적으로 추가 인출금을 반환하지 않을 경우 형사고발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추가 인출한 고객들을 얼마든지 추적할 수 있다”며 이들 고객의 신상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 측은 오류가 발생한 정확한 경위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다만 사이버 해킹 공격에 따른 오류는 아니었다며 고객의 개인 계좌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작년 11월 영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 런던 이스트햄 하이스트리트에 있는 내셔널웨스트민스터은행 ATM에 오류가 나면서 인출하고자 입력한 금액의 2배 현금이 나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소식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 해당 은행에 수십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은행 측은 급히 조사에 들어갔고, 다음날 성명을 통해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