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날 발생한 모스크바 테러에 관련한 대국민 연설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스푸트니크 연합뉴스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대형 공연장에서 발생한 테러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다음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테러의 피해자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이번 사건에 연관이 돼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대응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같은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23일 오후 영상으로 공개한 대국민 연설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깊은 조의를 표한다”며 일요일인 2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이어 “우리는 평화롭고 무방비 상태였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계획된 조직적인 대량 학살을 마주하고 있다”며 “이 범죄를 저지른 모든 가해자와 조직은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 테러가 우크라이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푸틴은 러시아 당국이 체포한 11명 중 총격·방화 범행에 직접 연루된 용의자 4명이 우크라이나 접경지 브랸스크에서 체포된 점을 언급하며 “초기 정보에 따르면 (그들은) 우크라이나 쪽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같은 주장을 곧바로 반박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공연장 테러 공격에서 러시아 관리들이 ‘우크라이나의 흔적’을 언급할 것은 예상된 일”이라면서 “러시아 정보당국의 주장은 전혀 지지할 수 없고 터무니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모스크바 북서부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선 테러범들이 자동소총을 무차별 난사하고 불을 질러 200여명이 사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금요일 밤 다수가 몰려있던 가운데 사건이 발생한 데다, 중상자가 많아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소방·구조인력 719명이 사건 현장에 투입돼 구조물 해체 및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은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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