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사망한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진. /AP 연합뉴스

감옥에서 돌연 의문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시신이 시베리아 북부 살레하르트 마을 병원에 안치돼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유족에게 인계되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그 행방이 전해진 것이다.

리트비아에서 발행되는 독립매체 노바야가제타유럽은 18일(현지시각) 구급대원인 익명 제보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지난 16일 사망 직후부터 나발니의 시신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러시아 연방교도소 당국은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시신을 검시 중이라는 입장만 밝혔었다.

이 제보자는 나발니 시신에서 여러 개의 멍 자국이 발견됐다고도 했다. 그는 멍 자국들이 경련과 관련 있을 것이라 추측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경련을 일으킨 사람을 붙잡았을 때 경련이 너무 강하게 발생하면 멍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발니 가슴에 든 멍은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한 흔적”이라며 “그들(교도소 직원들)은 그(나발니)를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아마도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자신이 직접 나발니의 시신을 본 것은 아니며 동료로부터 정보를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나발니는 16일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했다.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의식을 잃고 숨졌다며 의료진이 응급조치에 나섰지만 살리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나발니 모친은 아들 시신이 있다는 마을로 찾아갔지만 없었고 부검이 끝나야 넘겨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측근들 사이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살해된 것’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나발니의 사망 발표 이틀 전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교도소를 찾아 일부 보안 카메라와 도청 장치 연결을 끊고 해체했다는 주장도 외신을 통해 소개됐다.

한편 인권 변호사 출신의 나발니는 2011년 반(反)부패 재단을 창설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한 인물이다. 야권을 이끌며 블라디미르 푸틴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다. 2021년 극단주의 활동 등 혐의로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의 죽음으로 대항마가 사라진 푸틴은 내달 대선에서 5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집권을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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