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 파이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부지 내 산책로를 함께 걷고 있다.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오후 3시30분쯤(현지 시각) 정상회담을 마쳤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역사상 최악의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의 중국 내 원료 제조 회사를 중국 당국이 직접 단속하고,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차원의 군 고위급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대만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이 수년 내에 대만을 침공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시 주석은 중국은 평화통일을 선호하지만 일정 조건에서는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위험한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오전 11시18분쯤부터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교외 파이롤리 에스테이트의 저택에서 시작된 정상회담은 확대회담과 실무오찬 순서로 4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회담 후 두 정상은 저택 주변 정원을 함께 산책했다. 시 주석은 기자들에게 오른손을 들어 인사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두 엄지를 ‘척’ 들어 보였다.

◊시진핑 “수년 내 대만 침공 계획 없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두 정상이 “대만에 대해 실질적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시 주석은 이것이 미·중 관계에서 가장 위험한 문제일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지속적인 우려를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또 “그들(중국 측)이 평화적 통일을 선호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무력’이 동원될 수 있는 조건들을 즉각 거론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의 오래된 입장은 평화와 안정 유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중국이 대만의 선거 절차를 존중할 것”을 요청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평화는 좋지만 어느 시점엔가는 해결을 향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다만 시 주석은 “중국이 어떻게 2027년이나 2035년에 (대만 통일을 위한) 군사 행동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한 미국의 언론 보도들에 대해 들었다”면서 “그런 계획은 없다. 아무도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대만 문제는 언제나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민감한 문제”라면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실질적으로 준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은 아울러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구체적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고, 대만을 무장시키는 것을 멈추고 중국의 평화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반드시 통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중국, 펜타닐 원료 공급회사 직접 단속하기로

회담 후 백악관은 중국이 펜타닐 공급을 극적으로 줄이기 위한 여러 조치들을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펜타닐은 당초 모르핀의 100배에 달하는 강력한 효과를 가진 마약성 진통제로 개발됐지만, 제조가 쉽고 가격이 싸서 마약으로 오용되면서 미국 사회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미 당국은 중국 화학회사들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펜타닐을 합성할 수 있는 원료를 제공하고 있다며 중국과 멕시코에 펜타닐 퇴치를 위한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펜타닐과 관련해 “이것은 미국이 이제까지 겪어 본 최악의 약이다. 매년 수만 명의 미국인이 숨지고 있으며,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이 직접 펜타닐 제조에 필요한 원료 화학물을 만드는 회사들에 대해 직접 단속하는 하는 계획을 양국이 함께 세웠다고 한다.

◊국방장관, 합참의장 차원의 軍 고위 대화 복원

미·중 정상은 군사 대화 재개도 합의했다. 정책 차원에서는 중국 측의 신임 국방부장이 임명되는대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하기로 합의했다. 작전 차원에서는 미 합참의장, 인도·태평양 사령관과 중국 측 카운터파트를 포함하는 고위층 회담을 열고, 실무 차원에서는 남중국해·동중국해나 서태평양에서 실제 서로 부딪힐 수 있는 함대 인원 간의 소통을 재개하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중국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3가지에 합의했으며, 이로써 최소한 오산(miscalculations)과 실수에 대응하는 매커니즘과 양측이 각자의 우려를 전달할 포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적 회담 분위기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펀치를 날리지 않았다. 예의 바르지만 매우 분명한 태도를 취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미국에는 중국 공산당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보도와 시각이 있는데 이는 공정하지 못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군사 분야 인공지능 개발 협의는 합의 못 해

인공지능(AI) 분야와 관련해 중국 측은 정부 간 대화를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원했던 군사 분야의 AI 개발 협의에 합의하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양 정상 간의 선언이나 틀을 만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더 심각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또 “시 주석은 지금 시점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안정시키고 싶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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