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건물 위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는 유대교 안식일인 이날 새벽 이스라엘을 상대로 ‘알아크사 홍수(Al-Aqsa flood) 작전’이라고 이름 붙인 기습 공격을 감행, 최소 5000발의 미사일을 쏘고 300명의 무장대원을 침투시켰다. 이스라엘은 “우리는 전쟁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며 보복 공습에 나섰다./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가 7일 이스라엘을 전격 공습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분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서방이 하마스의 공습을 ‘테러’로 규정하고 이스라엘 지지에 나선 가운데, 이란·레바논 등 이슬람 국가들이 하마스의 배후에 있다고 알려지면서 중동 정세는 큰 불안에 빠졌다. 아랍인들의 거주지였던 팔레스타인 지역에 1948년 건국한 유대교 국가 이스라엘은 영토 분쟁을 벌이는 팔레스타인 등 아랍권과 이미 10여 차례 크고 작은 전쟁을 치렀다. 그 과정에 양측에서 최소 3만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역사를 5문답으로 풀었다.

그래픽=김성규

◇Q1. 하마스는 어떤 단체인가

1987년 12월 창설된 반(反)이스라엘 무장 단체다. 범아랍권 이슬람 조직 ‘무슬림 형제단’ 팔레스타인 지부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무장 투쟁과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주장하는 과격파가 독립해 나왔다. 하마스란 명칭은 아랍어로 ‘이슬람 저항 운동’을 뜻한다.

7일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소년이 불타는 이스라엘 차량 앞에서 환호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1차 인티파다(1987~1993·팔레스타인의 반이스라엘 민중 봉기) 당시 이스라엘군을 상대로 암살 작전을 벌이며 활동을 개시한 하마스는 이후 이스라엘 병사·민간인들을 상대로 자살 폭탄 테러, 로켓포 공습 등을 하며 악명을 떨쳤다. 설립자 아메드 야신은 2004년 이스라엘군에 사살됐다.

이스라엘군이 미국·유엔·유럽연합 등의 주도로 체결한 ‘중동 평화 로드맵(2005년)’을 이행하려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이듬해인 2006년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온건파 파타당(黨)을 제치고 대승을 거뒀다. 이후 2007년부터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지구를 독재 지배하고 있다. 하마스는 군사 자금 등을 주로 이란에서 지원받는다고 알려졌다.

◇Q2. 가자지구는 어떤 지역인가

팔레스타인 남서부에 있는, 이집트와 이스라엘 사이 지중해 해안을 따라 있는 길이 약 50㎞, 폭 5~8㎞인 지역이다. 북동쪽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함께, 둘로 분리된 팔레스타인 자치구를 구성하고 있다.

권총을 든 팔레스타인 소년. /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1967년 발발한 3차 중동전쟁에서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이곳에 정착촌을 만들어 유대인들을 이주시켰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정착촌이 불법 점거라며 철수를 요구했고, 2005년 중동 평화 로드맵에 따라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철수시켰다. 그러나 2007년 반이스라엘 과격 단체 하마스의 통치로 양측 충돌이 격화하며 가자지구는 지금까지 위험한 분쟁 지역으로 남아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가자지구와의 경계 구역에 길이 65㎞, 높이 6m가량의 장벽을 설치해둔 상태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고립된 상태로 극도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고 알려졌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선포 후 이집트·요르단·시리아·이라크 등 주변 국가들의 침공으로 전쟁이 벌어졌다. 당시 네게브 사막을 지나던 이스라엘군 군용 차량 행렬이 적진 방향을 향해 총을 겨누고 경계하고 있다. 당시 이스라엘군의 상황은 매우 열악했지만 독립을 준비하며 은밀하게 무기를 들여와 비축하고 유대인들이 앞다퉈 전장으로 달려가는 등 빼어난 전략과 사기로 맞섰다. 이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끝내 승리를 거뒀다. /게티이미지코리아

◇Q3.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영토는 어쩌다 이렇게 쪼개졌나

1948년 지중해 동쪽 연안에 유대인 국가 이스라엘이 세워지며 거주지를 잃게 된 팔레스타인 등 아랍 세력은 이스라엘과 ‘1차 중동전쟁’을 벌인다. 이듬해 이스라엘의 승리로 종전됐지만 전쟁의 여파로 영토가 이스라엘과 서안·가자지구(팔레스타인) 등 셋으로 나뉘었다.

이후 이스라엘과 서안·가자지구 세력 간 유혈 분쟁이 거듭되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1993년 8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미국 등 중재로 평화협정을 체결한다. 이른바 ‘오슬로 협정’은 서안·가자지구에서의 팔레스타인 자치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협정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두 구역에서 군·경찰력을 철수시키지 않고, 팔레스타인도 이스라엘 영토에서 민간인을 사살하는 등 분쟁은 멈추지 않는 상황이다. 전면전 수준의 전쟁은 2021년 동(東)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 갈등으로 불거졌던 이른바 ‘11일 전쟁’이 마지막이었다.

8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대공 방어 미사일 '아이언 돔'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발사한 로켓들을 공중에서 요격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위 사진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보복 폭격으로 무너져 내린 건물을 수색하는 모습. 오른쪽 아래 사진은 하마스 대원이 피 흘리는 이스라엘 여성을 결박한 채 머리채를 움켜잡고 차량으로 납치하는 모습. /로이터 뉴스1·AFP 연합뉴스·X(트위터)

◇Q4. 한동안 없던 전쟁이 왜 갑자기 일어났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은 격화됐다가 봉합되기를 반복해 왔다. 최근의 갈등이 전쟁으로까지 확대된 배경 중 하나로 일부 전문가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극우 연정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극우 세력과 연합해 재집권한 네타냐후 총리는 유대인 정착촌 확대, 서안지구 내 동예루살렘 지배권 강화 시도(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 관할), 이슬람 성전(聖殿)에서의 유대교인 기도 용인 등 강경 정책들로 팔레스타인과의 충돌 가능성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서안지구 등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중단을 요구했지만, 네타냐후 정부는 정착촌 건설 확대를 강행했다. 최근 이슬람 성지 메카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 미국 중재로 손잡을 조짐을 보이는 것도 하마스 및 이 단체를 지원하는 이란을 불편하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AFP 연합뉴스

◇Q5. 서안지구 상황은 어떤가

서안지구는 가자지구와 달리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PA)와 집권 여당 파타(아랍어로 ‘정복’이란 뜻)가 통치하고 있다. 파타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1964년 결성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승계한 PA 내 최대 정파다. PA 수반인 마흐무드 압바스가 소속돼 있지만, 2007년부터 하마스가 점령 중인 가자지구에선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팔레스타인엔 서안지구의 PA·파타, 가자지구의 하마스라는 두 별도의 행정부가 존재하는 셈이다.

파타는 이스라엘과 평화 협상을 추구하는 등 비교적 온건 성향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들이 지배하는 서안지구에도 분쟁의 불씨는 살아 있다. 이슬람교·기독교·유대교가 공통적으로 성지로 여기는 동예루살렘이 이곳에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불안 요소다. 네타냐후 정권은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을 늘려가겠단 방침이어서 지금의 전쟁이 지속되면 서안지구에서도 유혈 분쟁이 확산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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