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939년 8월 2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에게 편지를 보냈다. 나치 독일이 원자폭탄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이 편지에서 루스벨트에게 “독일보다 늦지 않도록 서둘러 핵무기 개발에 착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국이 핵무기 개발에 나선 ‘맨해튼 프로젝트’의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진 이 편지는 사실 아인슈타인이 직접 쓴 것이 아니다. 레오 실라르드를 비롯해 동료 과학자들이 작성한 편지에 아인슈타인이 발신인으로 서명만 한 것이다. 훗날 아인슈타인은 이 편지에 서명한 일을 내내 후회했다.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 수 있는 핵무기 개발로 이어진 점 때문이다. 그는 말년에는 반핵(反核) 운동에 앞장섰다.

1939년 미국의 원자탄 개발을 촉구하며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에게 보내진 편지. 아인슈타인이 이에 발신인으로 서명했다./위키피디아

하지만 핵 위협은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영토 일부가 점령된다면 핵무기를 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모스크바가 드론 공격을 받자 ‘핵 위협’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