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점령하면 우크라이나 동부 주요 도시로 통하는 공격로를 얻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각) CNN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바흐무트를 장악한다면 이후에 더 멀리 진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크라마토르스크, 슬로뱐스크로 갈 수 있으며 도네츠크의 다른 도시들로 향하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 군이 바흐무트에 끝까지 남아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의 전투는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바흐무트는 그 자체로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진 않다. 하지만 인구 밀도가 높은 산업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뱐스크로 도로가 연결되기 때문에, 바흐무트가 뚫린다면 러시아군에 진격로를 열어줄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어제 참모총장, 사령관들과 회의를 했는데 모두 바흐무트에서 굳건히 버텨야 한다고 얘기했다”면서 “우리 군인들의 생명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 군대가 반격을 준비하는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바흐무트의 민간인들은 약 95%가 대피한 상태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현재 어린이 38명을 포함해 약 4000명의 민간인이 피해를 입은 도시에 남아 있다”고 이날 밝혔다.

한편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서방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전투에서 러시아군 사상자가 2만~3만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러시아 측은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가 2월에만 1만1000명의 병력을 잃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보국은 우크라이나군 사망자가 러시아군 사망자의 5분의 1 수준이라고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