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망한 배우 궁진탕(왼쪽)과 경극 배우 추란란. /유튜브

최근 중국 내 유명인들의 갑작스러운 부고가 잇따르면서, 코로나 사망자에 대한 당국 통계에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6일(현지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배우, 가수, 교수 등 각계각층 인사들의 사망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유명 경극 배우인 추란란이 40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영화 ‘홍등’(1991)의 각본가로 유명한 니전(84)도 비슷한 시기 숨졌다.

새해 첫날에는 배우 궁진탕(83)이 사망했다. 그는 중국 최장수 드라마 ‘타지에서 온 새댁, 현지 신랑’에서 주인공 가족 캉(康)씨 집안의 아버지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다. 배우 출신 여성 정치인 자오칭과 네이멍구과학기술대학교 부학장 왕타오도 최근 사망했다.

후푸밍(87) 전 난징대 교수도 2일 세상을 떠났다. 1978년 광명일보에 실린 ‘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다’라는 칼럼으로 유명하다. 마오쩌둥 노선을 비판 없이 따르는 것은 옳지 않다는 내용으로, 문화대혁명 시기 과오를 바로잡자는 개혁 운동 ‘발란반정’(撥亂反正)의 시작을 알린 글로 평가받는다.

이외에 지난달 21일부터 26일 사이, 중국의 저명한 이공계 학자들의 부고도 최소 16건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 모두 구체적인 사망 원인만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사인불명’ 죽음이 이어지자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코로나를 의심하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당국이 코로나 유행 실상을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이 대외적으로 증폭되고 있는 탓이다.

중국에서는 지난달 ‘코로나 제로’ 정책을 사실상 폐기한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사망자도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장례·화장 시설도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소셜미디어에는 마을 공터나 아파트 주차장에서 시신을 화장하는 영상까지 공개됐지만, 당국은 지난달 12일 이후 코로나 사망자는 22명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마저도 당국이 실상을 은폐·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에는, 관련 통계 발표를 중단한 상태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 내 코로나 신규 입원자 수가 최근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의료 데이터 분석 기업 에어피니티도, 중국 내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만여명 정도이며 사망자 역시 1만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