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0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러시아 중부 랴잔 지역의 서부전구 동원예비군 훈련소를 방문해 한 병사와 말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한 예비군에게 정자를 냉동 보관하는 ‘정자은행’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28일(현지 시각) 러시아 변호사협회를 인용해 “지난 9월 푸틴 대통령이 부분 동원령을 발령하고 예비군 30만명을 동원하자, 정자은행을 찾는 남성이 급증했다”며 “러시아 변호사협회가 이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려 참전 예비군을 대상으로 정자 보관 등 관련 서비스를 100% 의료보험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 예비군 남성들은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못할 경우를 대비, 자신의 정자를 냉동 보관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홀로 남은 아내가 자신의 자녀를 낳아 후손을 남겨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러시아 보건부는 “2022~2024년 특수 군사작전에 동원된 예비군의 정자 무료 보존 및 저장을 위한 연방 예산 지원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고리 트루노프 러시아 변호사협회장은 “정부가 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전장으로 가는 예비군 부부들이 정자은행 이용과 보관된 정자를 이용한 체외 수정 등을 모두 무료로 할 수 있게 됐다”고 타스통신에 밝혔다.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120발이 넘는 미사일로 공습을 이어갔다. 영국 BBC는 “수도 키이우에서만 최소 두 번 이상의 폭발이 있었고, 하르키우와 오데사 등 전선과 가까운 대도시 외에 르비우와 지토미르 등 후방 도시에도 공격이 쏟아졌다”며 “전력과 수도 등 기반 시설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은 “러시아 미사일 요격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의 S-300 방공 미사일 한 발이 벨라루스 영토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5일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과 같은 것으로, 사실로 밝혀질 경우 벨라루스의 참전 명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회의를 하고 우크라이나 재건 투자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블랙록은 현재 약 9조5000억달러(약 1경2000조원)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경제의 가장 중요하고 영향이 큰 부분에 투자를 유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키이우경제대학(KSE)은 이번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피해 규모를 1359억달러(약 172조원)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