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 /로이터

유럽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인 노르웨이가 자국에 대한 안보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군 경계 태세를 격상하고, 최신 대잠 초계기와 스텔스 전투기를 출동 대기시켰다. 러시아에 의한 노르웨이 영해·영공 침범과 가스 생산 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로 파악된다. 러시아가 유럽연합(EU) 주요국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끊으면서 노르웨이는 EU 천연가스 소비량의 약 25%를 공급하는 최대 공급국으로 부상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지난 31일(현지 시각) 국방부 장관, 노르웨이군 총사령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노르웨이의 안보 상황 악화에 따라 1일부터 군 경계 태세를 0단계(평시)에서 1단계(주의)로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노르웨이가 더 많은 위협과 첩보 활동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군 당국은 경계 태세 강화의 일환으로 우선 영공과 영해에 대한 경계 작전을 확대하기로 했다. 노르웨이 일간 아프텐포스텐 등은 “노르웨이 공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가 소속된 전투 비행단이 미군과 예정돼 있던 훈련을 취소하고 대기 중”이라며 “미국에서 최근 도입한 P-8 포세이돈 대잠 초계기도 당초 계획보다 조기에 실전에 배치돼 영해 수호에 나선다”고 전했다.

노르웨이는 지난달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파괴 사고 이후 자국 천연가스 시설에도 유사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서방은 러시아가 잠수함을 이용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공격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길어지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것도 노르웨이가 긴장하는 이유다. 노르웨이는 러시아와 약 198㎞ 길이 국경을 맞대고 있고, 해상 경계선도 마주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1949년 나토 창설에 참여한 초기 회원 12국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