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기의 중국 공산당은 23일 새로운 최고지도부 구성을 시작으로 내년 3월 정부 출범 때까지 본격적으로 인사와 정책 수립에 돌입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식 현대화’를 내걸면서 서구와 다른 발전 모델로 2035년까지 중등 선진국 수준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코로나 방역, 부동산 경기 등 난제가 산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식 현대화를 내세운 시진핑 3기에서는 서방과의 이념 대결이 강화될 전망이다. 미중 갈등이 한층 더 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많다. 시진핑 2기 이념·선전 업무를 총괄했던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가 5년 더 최고지도부에 남고, 시 주석의 연설문 책임자로 알려진 리수레이 중앙선전부 부부장이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은 “대거 포진된 이데올로그들이 담론 투쟁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대만을 압박하며 무력 통일 준비도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는 폐막일인 22일 대만 독립을 억제하는 내용의 당장(黨章) 개정안을 심의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발표했다. 개정안 전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장 개정 결의문에는 대만 문제와 관련,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방침과 92공식(九二共識·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대만 독립을 확고히 반대하고 억제한다”는 내용을 개정안에 명문화하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전 당장에는 대만과 관련, “조국 통일 대업을 완성한다”고 언급했는데 한층 더 강경해진 것이다.

‘중국식 현대화의 전략적 요구’로 격상된 ‘공동 부유(더불어 잘살자)’도 이전보다 강조될 전망이다. 이번 당대회를 통해 개혁 성향의 경제 금융 관료 인사들이 대거 퇴장한 상황에서 시 주석 장기 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분배 중심의 정책 수단을 쓸 가능성도 있다.

다만 중국 중산층, 자영업자들이 3년 가까운 강력한 코로나 통제와 부동산 시장 침체를 겪으며 불만이 높아지고 있고, 역대 최악의 대졸 실업률로 인해 젊은 층의 불만이 크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미국 등의 금리 인상으로 외자가 유출되고 지방 정부들의 재정 여력도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시 주석은 23일 내외신 기자 대면식에서 이런 우려를 인식한 듯 “중국 경제는 근성이 강하고 잠재력이 충분하며, 회복의 여지가 넓으며, 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기본적 측면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