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 시각)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정시위안 중국 총영사로 보이는 남성(빨간 원)이 한 홍콩인 시위자의 머리채를 잡아 당기고 있다./트위터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하던 홍콩인이 폭행을 당한 일이 발생한 가운데, 정시위안 중국 총영사가 폭행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머리채를 잡아당긴 사실은 인정했다.

정 총영사는 19일(현지 시각)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나는 그 누구도 폭행하지 않았다. 난 총영사관 직원들이 사람들을 때리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았다”며 “실제로는 시위대가 총영사관 직원들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6일 맨체스터 주재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하던 시위대 중 한 명인 밥 챈은 영사관 마당으로 끌려 들어가 구타를 당했다. 폭행은 현장에 있던 영국 경찰이 챈을 영사관 밖으로 끄집어낸 후에야 멈췄다. 보도에 따르면 다른 시위대들 역시 총영사관 건물에서 나온 사람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 일로 챈은 얼굴에 상처를 입고 멍이 들었으며, 머리카락이 크게 뽑히는 등 피해를 입었다.

이 과정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정 총영사로 보이는 남성이 챈을 영사관으로 끌고 들어가기 위해 그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모습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정 총영사는 “의무를 다했을 뿐”이라며 “챈은 우리 지도자를 모욕했다.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시위대를 폭행하지 않았다”며 “시위대와 우리 직원들을 떼어놓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16일(현지 시각)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서 홍콩인들이 반시진핑 시위를 하는 가운데 정시위안 중국 총영사(빨간 원)가 시위대를 폭력 제압하는 과정에서 진두지휘하고있다. /트위터

그러면서 정 총영사는 “시위대가 총영사관 대문에 게시한 현수막은 대단히 모욕적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시위대가 총영사관 정문 앞에 내건 현수막에는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라는 중국어 문구와 함께 시진핑 중국 주석을 풍자하는 그림이 그려져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영사는 영국 경찰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시위대 중 한명은 총영사관 직원을 위협했다”며 “경찰은 왜 우리를 돕지 않는가”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뭔가를 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정부는 챈이 총영사관에 불법 침입하려 했다고 주장했지만, 챈은 “총영사관에 진입할 의도가 없었다”고 이날 반박했다. 그는 “총영사관 안으로 들어가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나를 폭행했고 이 같은 일이 영국에서 발생할 것으로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