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의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보내던 천연가스 물량을 대폭 줄이자 그 공백을 미국산이 메꾸면서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노르웨이의 시장조사회사 라이스타드에너지(Rystad energy) 자료를 인용, 미국이 올해 1~9월 총 6190만t의 LNG를 수출해 작년 최대 수출국 호주(약 6060만t)와 2위 카타르(약 6010만t)를 제치고 세계 최대 수출국이 됐다고 보도했다. 호주와 카타르는 LNG 수출량이 작년과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미국은 전년보다 13%나 증가했다.

미국은 전체 수출량의 절반 이상을 유럽으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작년보다 160%나 많은 3510만t을 유럽으로 수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직후인 지난 3월 “유럽에 천연가스를 전년보다 150억㎥ 더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천연가스 150억㎥는 LNG로 환산하면 1100만t”이라며 “9월까지 늘어난 유럽 공급 물량이 2160만t에 달해 이미 약속을 지킨 셈”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LNG 수출 물량을 대폭 늘렸지만 유럽은 여전히 천연가스 부족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올 1~9월 러시아산의 천연가스 공급 감소량은 전년 대비 4780만t에 달하기 때문이다. 미국 물량 증대로는 줄어든 양의 절반밖에 메우지 못한 것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작년에는 유럽 가스 수입의 40%가 러시아산이었지만 지금은 9%까지 떨어졌다”며 “러시아를 대신해 신뢰할 수 있는 국가들로부터 조달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유럽 공급량 확대는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좋은 소식은 아니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미국의 아시아 수출량은 1~9월에 전년보다 50%가 감소한 약 1350만t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