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트스트림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덴마크 보른홀름섬의 항구에 28일(현지 시각) 덴마크 군함이 정박해 있다. /EPA 연합뉴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2의 가스 누출 사고 몇 주 전 러시아가 수중 드론을 이용해 바다에 폭파장치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더 타임스는 28일(현지 시각)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수중 드론을 이용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폭격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26일과 27일 노르트스트림1·2의 전체 4개 수송관 중 3개에서 대형 가스 누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유럽연합(EU)과 독일·덴마크·스웨덴 등은 이를 의도적 공격으로 인한 가스 누출로 규정하며 러시아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영국 국방부 소식통에 따르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수중 드론에 폭발물을 탑재해 가스관 옆으로 실어나른 것이다. 소식통은 몇 달 전 어선과 같은 소규모 선박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중 차량을 발사해 가스관 옆에 폭발 장치를 떨어뜨렸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폭발 지시를 기다리며 몇 달 동안 주변에 머물다가, 러시아가 택한 시기에 특정 주파수를 내는 소음원을 사용해 폭발 장치를 가동시켰을 수 있다”고 했다.

가스관은 27∼41㎜ 두께의 강철과 60∼110㎜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있다. 전문가들은 가스관을 폭발하기 위해선 대규모 폭발물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웨덴 지진 네트워크의 한 회원은 스웨덴 국영 방송 SVT 인터뷰에서 “이 정도 대규모 폭발을 일으키려면 다이너마이트나 TNT가 100㎏ 이상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해군에서 25년간 군함을 지휘한 톰 샤프는 “수중 차량을 보내기 위해 어선을 활용한 것은 매우 똑똑한 방법이지만, 자율주행 차량을 제어하기 위해선 상당히 고도화된 장치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