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격전이 임박했다는 정황이 연이어 보고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빼앗긴 남부 일대에 대한 수복 작전을 준비하자 러시아가 이에 맞서 병력을 속속 집결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7일(현지 시각)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 병력이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대비하거나 공격을 위한 준비 작업을 위해 남부에 집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군용 트럭, 전차, 화포 등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남서쪽으로 이동했다고 공개했다.

또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가디언에 러시아군이 자신들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최전선 지역을 따라 일부러 불을 내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진지에서 벗어나 진격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군은 미콜라이우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등 우크라이나 남부 다른 도시에서도 병력 충원에 나섰고 드론을 활용한 공중 정찰도 강화했다. 최근 800~1000명 규모의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도 크림반도에 배치됐다.

지난 달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 일대 러시아군 모습/타스 연합뉴스

다만 최근 포격이 잇따라 가해진 자포리자 원전이 우크라이나로서는 최대 걸림돌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자포리자 원전 단지는 원자로 6기를 보유해 단일 시설로는 유럽 최대 규모다. 개전 직후인 올해 3월 러시아군이 점령했다. 지난 5~6일 원전에 공격 주체가 불분명한 포격으로 감시 센서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는데, 양국은 서로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워싱턴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포격이 이뤄지기 전인 지난 3일 “(러시아군이 원전을) 우크라이나에서 핵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서방을 협박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하는 것을 막는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이 원전을 효과적인 ‘핵 보호막’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포격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러시아의 핵테러’라고 비난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일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내외에서 벌어질 핵 재앙의 실재적 위험이 부각 됐다”며 “원전의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군사활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