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중국의 한 마을에 떨어진 창정3호 로켓의 잔해. /트위터

중국이 최근 발사한 로켓 창정 5B호의 잔해가 이르면 오는 31일 지구로 추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추락 지점이 특정되진 않았지만, 한반도도 낙하 대상 지역에 포함됐다.

지난 26일 미국 CNN방송은 중국 로켓 창정5B호의 잔해가 다음 주 초쯤 지구에 떨어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24일 ‘윈톈’이라는 이름의 무인 우주선을 창정5B호에 실어 발사했다. 원톈은 성공적으로 중국 우주정거장에 안착했지만, 로켓에서 분리된 1단 추진체는 아무런 통제 장치 없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1단 추진체의 무게는 약 23톤(t)에 달한다.

지난 24일 윈톈을 탑재한 창정5B호가 발사장에서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당 추진체가 대기권에 진입할 때 완전히 연소되지 않으면 파편들은 지상으로 떨어진다. 규모가 작은 로켓 추진체는 높은 대기권 온도로 모두 연소되지만, 중국 로켓의 추진체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잔해 일부가 지구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마이클 바이어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는 “1단 추진체는 무게가 20톤이 넘는 금속 물체”라며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부서지고 연소되겠지만, 일부 큰 조각들은 지구 표면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7일 비영리 우주 연구단체 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지구로 낙하할 수 있는 파편 무게는 최대 10톤이다. 또 이번 잔해물의 추락 예상 지점은 북위 41.5도에서 남위 41.5도 범위로, 여기엔 한국도 포함돼 있다. 에어로스페이스 연구원은 “큰 물체의 경우, 질량의 20~40%가 지면에 추락할 수 있다”며 “23톤 규모의 창정5B호 1단 추진체에서 떨어질 수 있는 파편 무게는 최대 9.9톤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편이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지지 말란 법은 없다”며 “세계 인구 88%가 잠재적 피해 가능성 아래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로켓에서 생성된 우주쓰레기는 이미 여러차례 지상에 추락한 바 있다. 2020년 3월 중국 창정3B호 발사 직후 지름 2m가 넘는 로켓 파편이 중국의 한 마을에 떨어졌고, 같은해 5월에는 창정5B호 로켓 파편이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 추락해 건물이 파손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로켓 잔해물 추락 방지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과도하게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로켓 잔해가 지상에 추락해 피해를 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이 로켓 추진체는 재진입 과정에서 대부분 타버리고 파괴되도록 특수 설계됐다”며 “지상에 피해를 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